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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장 미쳤어

가방을 챙겨 떠나려 했으나 누군가 내 손을 낚아챘다. “이혼하려고?” 왠지 화가 난 듯한 배진욱이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 여러 차례 손을 뿌리치려고 했으나 실패한 데다가 최지연도 가만히 있자 나도 포기했다. “배진욱, 우리 처음부터 이혼하기로 했잖아.” “변호사가 벌써 재산 분할도 시작했다고 하던데 빨리 사인하자.” 난 최지연을 향해 말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저기 있잖아. 왜 날 잡고 있어?” 배진욱의 시선은 내 얼굴에서 손가락으로 향했다. “결혼반지는 어디 갔어? 반지는!” “내가 직접 만든 반지라고 말했잖아!” 배진욱은 몸을 일으켰고 한 손으로는 날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배진욱의 눈시울이 조금 붉은 것 같기도 했다. 이상 행동에 나도 깜짝 놀라버렸다. 그러나 날 잡아 쥔 배진욱의 손힘이 너무 커 손목이 으스러질 것 같았다. “왜 결혼반지를 안 끼고 다녀? 문정우가 돌아와서 그래?” “강희주, 이혼 서류는 모두 찢어버렸어. 근데 어떻게 이혼할래?” “문정우가 돌아오자마자 이혼? 아니면 해외로 가서 재벌 2세라도 꼬시려고?” “이혼하려면 내가 죽거든 해!” 배진욱은 거의 외치듯 큰 소리로 말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배진욱의 모습에 난 기억이 돌아온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진욱아, 내가 누군지 알만 해?” 내가 더 말을 꺼내려는데 손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최지연은 손톱으로 내 손을 파고들어 우리 두 사람이 떨어지게 했고 배진욱도 참다못해 손을 놓았다. 최지연은 날 노려보더니 다른 손에 쥔 약을 배진욱에게 건넸다. “진욱아, 머리가 또 아픈 거야? 빨리 약 먹자. 약 먹으면 안 아플 거야.” “강희주만 보지 말고 빨리 약 먹자. 응? 빨리 약 먹으라고!” 어느새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오고 최지연은 계속 배진욱을 잡아끌었다. 난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왜 최지연은 계속 배진욱에게 약을 먹으라고 하는 걸까? 처음 배진욱에게 처방된 진통제는 캡슐이었으나 최지연의 손에는 알약으로 바뀌었다. 배성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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