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장 꼬리 밟히다

“진욱아!” 내가 다가가려는데 최지연이 또 날 확 밀어냈다. “최지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희주가 진욱이 남편이잖아.” “진욱이는 희주 몰라. 나만 알아본다고.” 최지연이 표독스러운 얼굴로 우리를 노려봤다. “고채영, 오늘 일은 톡톡히 갚아 줄게.” 그리고 내가 들어서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고채영은 미친 듯이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최지연 정말 미친 거 아니야?” “형수님, 무슨 일이에요?” 배성훈이 달려오더니 최지연을 찾아 제대로 한 방 치려는 고채영을 막아섰다. 나도 고채영의 허리를 잡고 말렸다. “채영아 지금 뭔가 잘못됐어. 우리 침착하게 다시 생각해 보자.” 배성훈도 다급하게 고채영을 말렸다. “일단 내 사무실로 가요. 여긴 보는 눈이 너무 많으니까 문제 생길 것 같아요.” 난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몰랐던 진상이 밝혀지자 난 주변에 직원들이 몰린 것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채영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이미 소문은 퍼졌을 것이다. 배성훈의 사무실로 들어가고 난 그에게 사건 전후를 설명했고 배성훈의 얼굴도 점점 어두워졌다. 배성훈은 핸드폰을 뒤적이더니 바로 내게 건넸다. “형수님, 이 일 더 이상 숨기기 힘들 것 같아요.” “고 팀장님 말이 사실인 거죠? 자칫하면 기자들이 가입할 수도 있겠어요.” 고채영도 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직원들의 의논하는 내용에 나와 고채영도 잔뜩 당황했다. [에이 설마. 기억 상실증 대표와 이 기회를 노리는 내연녀? 이거 뭐 아침 드라마도 아니고.] [거봐, 내 말이 맞잖아.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배진욱 대표가 강 팀장을 엄청 쫓아다녔었어. 그런데 그걸 잊어버렸다니. 말도 안 돼.] [기억 상실과 첫사랑, 지금 대체 무슨 시나리오야?] [사적인 분쟁은 모르겠고 배 대표 요즘 사인한 계약서는 다 유효하겠지?] 마지막 글을 읽을 때는 나도 심장이 떨렸다. 배진욱의 기억 상실이 증명되면 많은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문정우는 매일 배진수와 프로젝트로 아웅다웅 싸우고 있고 나도 회사 일이 녹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