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장 포기
그날 이후로 나와 배진욱은 물과 기름처럼 지냈다.
회사 회의에서 가끔 마주치면 그는 꼭 내 말에 태클을 걸었다.
최지연이 바로 나서서 날 위해 몇 마디 말하면 배진욱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에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최지연이 날 대체한다는 소식은 거의 기정사실로 되었다.
그리고 찾아온 배성후의 생일날, 최지연이 배지욱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나는 두 뺨이 얼얼한 기분이 들었다.
두 사람은 색을 맞춰 파란 계열의 드레스와 정장을 차려입었다.
늘 소심하던 최지연은 갑자기 당당하고 자신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재연 그룹의 비서라고 밝혔을 뿐 다른 말은 보태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대충 짐작했다.
배성후는 활짝 웃는 배진욱을 보며 말도 안 되는 그의 행동을 묵인했다.
“지연아. 그동안 진욱이 보살피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다. 정말 고마워.”
배성후는 최지연을 향해 잔을 들었고 최지연이 와인을 마시려는데 배진욱이 막아섰다.
“할아버지, 요즘 지연이 컨디션이 별로라 제가 대신 마실게요.”
“그럼 너도 마시지 말거라. 몸이 아직 채 낫지도 않았는데.”
베성후는 배진욱을 힐끗 노려보며 그의 와인잔을 빼앗았다.
그리고 웨이터를 시켜 주스를 따라왔다.
최지연은 내내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나에게 닿는 순간 최지연은 빠르게 고개를 돌려 다시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나는 바로 구역질이 났다.
임신 때문인지 요즘 들어 자꾸 구역질이 올라왔다.
소성진은 내 검사지를 살피며 이틀 뒤에 수술 일정을 잡자고 말했었다.
내 구역질 소리가 꽤 컸는지 여러 사람이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김현영이 빠르게 내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지연아, 뭘 잘못 먹은 건 아니지?”
“안 그럼 뭐 임신이라도 했어?”
노수영이 날 째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우리 진욱이랑 같이 지내지도 않는데 대체 어떻게 임신하겠어?”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임신하지 못하더니 진욱이 좋은 비서를 찾으니 덜컥 임신이라고?”
사람들의 시선이 날 향하자 난 손을 휘휘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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