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장 신경전
나는 기묘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배진욱이 깨어나서 나에게 소파에서 자고 있다며 잔소리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생생했던지 꿈에서 깨어났을 때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배진욱은 여전히 어제와 같은 자세로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소유진과 소성진이 배진욱을 보러 와서 위로해 주었지만, 나는 알았다. 이 상황에서 아무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오직 배진욱 자신만이 깨어날 수 있을 뿐이었다.
간병인이 배진욱의 상태를 잘 돌보고 있는지 확인한 후, 나는 회사로 향했다. 내가 출근하자마자 디자인팀 전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졌다.
“강 팀장님, 안 오시면 저 진짜 쓰러질 뻔했어요.”
고채영은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상당히 야위어 보였다. 내가 없는 동안 그녀가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 알 수 있었다.
“오늘 저녁은 내가 낼게. 고생한 여러분을 위해서.”
“강 팀장님 만세! 역시 우리 사모님!”
“오늘은 제일 비싼 뷔페 가요! 오늘은 무조건 정시에 퇴근할 거예요!”
동료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고채영은 나를 옆으로 데려갔다.
“난 너무 바빠서 잠깐도 짬을 낼 수 없어. 배진욱은 어때?”
나는 입술을 깨물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 요즘 배진수가 얼마나 오만한지 몰라. 마치 재연 그룹이 자기 것인 양 행동해.”
“문정우가 아니었으면 나도 진작에 한계를 넘었을 거야.”
나는 배진수가 문제를 일으킬 것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움직일 줄은 몰랐다. 그는 단순히 디자인을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정우가 추천한 공급업체까지 강제로 교체했다.
내가 모든 서류를 다 확인하기도 전에 관련 부서에서 회사에 찾아와 프로젝트를 즉시 수정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죄송하지만, 시공과 설계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관리 부서에서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는데요.”
“프로젝트는 재검토가 필요하고, 수정된 설계도 다시 업로드해야 하며, 공사는 중단됩니다.”
공무원의 딱딱한 얼굴을 보며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