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장 제발 빨리 깨어나 줘
결국 할아버지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배진수와 내가 배진욱의 권한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배성훈은 마케팅부 부장으로 먼저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족들은 모두 떠났지만, 배성훈은 남아 있었다.
“형수님, 형님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엄마가 말하긴 했는데,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아서요. 우리 학교 옆 의대에 뇌신경과 전문의들이 많거든요. 친구에게 부탁해서 소개받을 수도 있어요.”
그의 눈빛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계산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제철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걸 보니 급하게 돌아온 게 분명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어. 깨어나는 건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여기도 전문가들이 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정말 괜찮은 거죠?”
배성훈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문정우가 두 눈에 다크서클을 드리운 채로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를 보고 나도 잠시 놀랐다.
“선배님, 잠을 못 주무셨나 봐요?”
문정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배진욱이 진수 형...”
그는 내가 배성훈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눈치챘는지 말을 멈췄다. 하지만 나도 이미 짐작할 수 있었다. 배진수는 내가 배진욱과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러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문정우는 아마 그와 프로젝트를 두고 매일 다투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듯했다.
“진욱 씨는 어때?”
문정우는 병상에 누워있는 배진욱을 한 번 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아직 깨어나지 않아서... 신경이 손상됐을 수도 있어요.”
그날, 배진욱이 나를 구하려던 순간이 떠오르자, 가슴이 아파졌다.
문정우는 몇 마디 위로의 말을 남기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배성훈은 우리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먼저 자리를 떴다.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문정우가 물었다.
“배씨 가문 사람이야?”
“네. 배진욱의 작은 아빠 아들이에요. 어떻게 알아봤어요?”
나는 배성훈이 배진욱이나 배진수와 닮은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훨씬 더 차분하고 성숙해 보였다.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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