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그때의 진실

나는 오연희의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너희 어머니 골수 이식받은 거 아니었어? 왜 돌아가셨는데?!” 강유정이 말했듯이 그녀의 어머니는 분명 스턴국에서 수술을 받았어야 했다. 오연희는 나를 똑같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응시했다. “그래. 너도 알고 있었구나! 너희 집도 우리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잖아! 알면서 왜 돈 안 빌려줬어?” “네가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우리 부모님은 널 따뜻하게 맞아주셨잖아. 그런데 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외국으로 떠나서 우리 엄마가 죽어가는 걸 외면할 수 있지?” “우리 부모님은 널 딸처럼 아꼈고 나도 너를 친언니처럼 여겼는데 왜 우리를 돕지 않았어? 왜?”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오연희의 몸은 분노와 슬픔으로 떨리고 있었다. 나는 위로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병실 문 쪽으로 걸어가 복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다시 오연희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내 셔츠의 단추를 풀어 가슴에 있는 수술 자국을 보여주었다. 오연희는 그 장면을 보고 놀라 울음을 잊었다. “너, 너...” 그녀는 내 가슴을 가리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오연희의 손을 잡아 가슴에 댔다. “여기는 내가 스턴국에서 처음 수술받았던 흉터야.” “그리고 여기는 얼마 전에 국내에서 재수술을 받은 자국이야.” 급히 셔츠를 다시 입으며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엄마도 암으로 돌아가셨어. 너는 이 사실을 몰랐을 거야. 내가 그때 외국으로 떠난 이유는...” “너 암에 걸렸었어? 유방암이야?” 눈이 휘둥그레진 오연희는 충격에 빠진 듯했다. 그녀의 눈에는 죄책감이 서려 있었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 놀러 간 게 아니야. 그리고 난 재벌들과 어울리러 간 것도 아니었어.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나는 눈물을 참으며 오연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연희야, 우리 부모님이 너희 가족의 상황을 알았다면 절대 돈을 안 빌려주지 않았을 리 없어. 근데 넌 왜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