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장 그러니까 조심해

강산이 오강이라는 위협을 그대로 두고 볼 리 없었다. 분명히 오강을 추적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매년 증거가 우편으로 보내진다는 것은 해외에서 보내졌다 해도 전혀 단서가 없을 리 없었다. 강산이 아무것도 찾지 못한 걸 보면 오강이 어디엔가 숨어 있으며 자신의 주소와 신원을 철저히 감춘 것이라는 뜻이었다. 아마도 해외일 가능성도 있지만 어쩌면 예상 밖의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 증거들을 다른 경로로 해외로 보내고 다시 해외에서 우편으로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오연희가 이 사건에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그녀가 내막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은 불안해졌다. 지금 오연희가 귀국했지만 강산의 감시를 받고 있으니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었고 결국 강유정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이분들 좀 만나볼래? 혹시 정말로 뭔가 단서를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소유진은 몇 명의 자료를 꺼내며 제안했다. 나는 잠시 자료들을 훑어보곤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이 사람들은 핵심 인물들이 아니니 뭘 알 가능성도 크지 않거든.” “일단 진욱이랑 상의해 볼게. 지금 우리는 강유정과 손을 잡았거든.” “뭐라고? 너 정말 자리를 내줄 생각이야?” 소유진은 내가 바보처럼 보였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간단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특히 강유정이 배진욱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배를 움켜쥐었다. “봐, 모든 여자가 우리처럼 눈이 먼 건 아니지.” “난 그래도 너보다는 나았어. 나는 적당히 손해 보고 멈췄지만 너는 끝까지 남은 거잖아.” 나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대체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소유진은 대학 시절 배진욱을 그렇게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았다. 그녀 말이 맞긴 했다. 결국 배진욱과 결혼한 사람은 나였으니 이제는 그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했다. 강산의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강유정은 이미 배진욱의 방에서 그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