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장 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원에서 심심할 때면 나는 종종 엄마의 일기장을 꺼내 읽곤 했다. 사실 엄마도 많은 의심을 품고 있었다. 오강이 왜 배신했는지, 내가 떠난 후 왜 그도 아내와 딸과 함께 떠났는지. ‘나는 병 때문에 떠난 것이지만 그 사람들은 왜 떠났을까?’ 우리 두 집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함께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텐데 오강은 그런 제안을 전혀 하지 않았다. 너무 수상했다. 또 오강은 실종되기 전 아빠에게 전화를 했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빠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기사도 문제가 있었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큰돈을 받았는데 엄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돈은 어느 자선단체에서 기부한 것이라고 했다. 겉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작은 의문이 여전히 남았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가장을 잃은 가정은 많았을 텐데 왜 하필 그 집에만 큰돈을 기부한 것일까?’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엄마는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일기 속 사진은 우리 가족과 오강 가족이 함께 찍은 것이었다. 그의 딸, 오연희가 아직 기억난다. ‘지금쯤이면 고등학생쯤 되었을 나이일 텐데 다들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오강도 해외로 나갔을 테고 모녀와 함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을 반드시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스턴국에서 입원 중이라 인맥이 없지만 문정우는 달랐다. 이 정보를 넘기자 그는 별다른 질문 없이 바로 조사를 시작해 주었다. 병원에서 3일 동안 주사를 맞고 나서야 열이 내려갔다. 의사는 나에게 몇 번이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라고 당부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는 정말로 열심히 휴식을 취했지만 내 몸은 이미 쉬는 것만으로는 회복되지 않을 상태였다. 고채영이 전화를 걸었을 때 나는 막 퇴원을 준비 중이었다. “강희주, 너 언제 돌아와? 너네 그 사촌 언니 거의 네 남편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거든?” “회사 사람들은 다들 네 자리를 그 여자가 대신할 거라는데 너 좀 정신 차려야 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