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유산

“피... 유시은이 피를 흘리고 있어!” 누군가가 옆에서 갑자기 소리쳤고 그제야 유시은은 자신의 다리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다리를 만져보다가 손에 묻은 피를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옆에 있던 경비가 급히 그녀를 붙잡았다. 나는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그녀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119죠? 재연 그룹 로비에서 임산부가 하혈 중인데...”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유시은이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대비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쿵! 몸이 바닥에 세게 부딪히면서 뼈가 다 부서질 것만 같았다. “강희주, 나를 밀어? 이 나쁜 년! 네가 내 아이를 해쳤어! 네가 나를 밀었다고! 경찰에 신고할 거야! 반드시 신고할 거야!” 유시은은 내 가발을 벗겨내며 나를 때리려 했지만 배진욱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멍하니 뭐 하는 거야? 얼른 병원으로 데리고 가!” 배진욱의 목소리는 차갑고 분노에 차 있었다. 나는 아직도 어지러웠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배진욱은 나를 재빨리 일으켜 세웠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배진수가 유시은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고 급히 문밖으로 나갔다. “강희주,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배진욱이 나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그를 붙잡았다. “병원에 같이 가야 해. 배진수가 따라갔어.” 배진수는 유시은을 이용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나와 배진욱이 이혼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어차피 유시은 같은 배씨 가문의 사모님은 계속 창피만 당할 테니 배진수에게는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배진수의 아내는 명문가의 딸이었다. 현재 아들도 있어서 가업을 이을 수도 있었다. 배진수는 자신이 배진욱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배성후가 배진수를 후계자로 선택하는 게 더 적합해 보였다. 물론 혈연적으로는 배진욱보더 멀고 능력도 배진욱보다 떨어졌지만 다른 점은 배진욱보다 나았다. 배진욱은 내 손을 꽉 잡은 뒤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