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대... 대표님?”
웬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정지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 손에 든 휴대폰, 주인에게 돌려줘요.”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태성은 바짝 긴장했다. 정말 정지헌의 목소리가 맞았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어쩐지 섬뜩하고 음산하게 느껴졌다.
‘왠지 소름 끼치네.’
이태성은 서둘러 휴대폰을 김소정에게 건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정 대표님 번호가 있다고 해서 뭐? 목소리만 들어도 싫어하는 티가 팍팍 나는데. 아마 저 번호도 어딘가에서 훔쳤겠지.’
김소정은 이태성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휴대폰을 귀에 댔다.
“여보세요?”
“아까 그놈 누구야?”
정지헌의 목소리는 한층 차가웠다.
그러자 김소정은 잠시 멍해 있다가 대답했다.
“공사장에 있는 이태성 팀장님이요. 왜 그러시죠?”
정지헌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태연한 듯 물었다.
“전화는 왜 한 거야?”
“아, 저를 공사장 비서로 승진시키셨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이 팀장님이 믿지 않아서 확인하려고요.”
정지헌은 어이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그걸 확인하려고 나한테 전화했다고?”
김소정은 휴대폰을 쥔 채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아니, 그럼 뭐 때문에 전화했겠어? 솔직히 나도 전화하고 싶지 않거든!’
옆에서 이태성이 팔짱을 끼고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김소정은 입술을 살짝 핥으며 말했다.
“대표님, 직접 이 팀장님에게 비서로 승진시켰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꺼져! 귀찮게 굴지 마!”
남자는 말을 끝내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소정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분명히 비서를 시켜준다면서 부하들에게는 따로 지시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 말도 그냥 흘린 말이 아니었을까?
정지헌은 이마를 손으로 꾹 누르며 짜증스럽게 눈을 감았다.
자신이 저 혐오스러운 여자에게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한심하게 느껴졌다.
‘미쳤군, 정말.’
애초에 이 전화를 받으러 나온 것 자체가 실수였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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