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하하하하하!”
이태성은 무슨 대단한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웃기고 있네. 공사장에 무슨 비서가 필요하다고 그래? 정 대표님 이름 팔아서 허세 부리려면 좀 그럴싸한 직책이라도 만들지 그래? 비서라니, 진짜 웃겨 죽겠네. 소정 씨가 양 비서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허이준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소정아, 걱정 마. 저기 있는 벽돌들 내가 다 정리할 테니까, 너 오늘은 그냥 쉬어.”
“고마워, 선배.”
김소정은 허이준에게 미소를 보인 뒤 다시 이태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정 대표님께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하, 진짜 웃기네. 소정 씨가 현장 비서라면 나는 정 대표님 친형제라도 되겠다.”
“그럼 물어보세요.”
김소정은 차 문에 몸을 기대고 여유롭게 그를 바라보았다.
이태성은 코웃음을 치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정지헌의 개인 연락처는 없었기에 결국 양지민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엘 그룹 회의실.
정지헌이 회의실로 들어선 순간부터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만 그에게 쏠렸다. 어딘가 묘한 눈빛이었다.
그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무심하게 그들을 쳐다봤다.
“오늘 나한테 뭔가 불만이라도 있어요? 불만이 있으면 그냥 말하지 그래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 대답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저희가 어떻게 대표님께 불만을 품겠습니까.”
“맞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표님께서 뭔가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져서요.”
정지헌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그래요? 어디가 다르다는 거죠?”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오늘 대표님께서 유난히 빛나 보이십니다. 아주 매력적이세요.”
“아마 오늘 착용하신 넥타이가 평소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넥타이가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맞아요, 넥타이 때문이에요. 오늘 느낌이 완전히 새롭습니다.”
정지헌은 고개를 숙여 가슴팍에 걸린 와인빛 넥타이를 바라봤다.
머릿속에 김소정이 아침에 넥타이를 매주던 모습이 스쳐 지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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