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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김소정은 핸드메이드 셔츠에 눈길이 갔는데 가격표를 보자마자 옷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조하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 셔츠 예쁜데요? 컬러도 도련님한테 어울릴 것 같아요.” 김소정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게... 제가 사이즈를 잘 몰라서 샀는데 작으면 어떡하죠?” 이때 고서준이 입을 열었다. “저녁마다 만졌을 텐데 아직도 사이즈를 몰라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김소정은 씩씩거리며 고서준을 바라봤다. 그러자 고서준은 부랴부랴 손사래를 쳤다. “알았어요. 얘기 안 할게요.” 곧이어 김소정은 넥타이 코너로 향했다. 정지헌은 넥타이가 많은 편인데 색상은 하나같이 단조로웠다. 검은색 아니면 짙한 갈색, 그나마 화사한 게 줄무늬가 조금 들어간 스타일이다. 김소정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버건디색의 넥타이를 집어 들었다. 진한 버건디 색상은 독특하면서도 뭔가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정지헌이 그와 반대되는 컬러의 넥타이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김소정은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확실히 너무 예쁜 컬러라 살 수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정색하며 스산한 기운을 내뿜는 정지헌에게는 이런 화사한 컬러가 필요하다. 김소정은 낄낄거리며 가격표를 확인했다. 65만 원. ‘넥타이 하나가 이렇게 비싸다고?’ 정지헌이 어제 70만 원을 결제해 줘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라면 절대 손이 가지 않는 금액이다. 결재를 마친 후 김소정은 얼마 남지 않은 잔액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 한편으로는 하루라도 빨리 아빠의 누명을 벗긴 후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싶었다. 이제 곧 태어날 아이까지 있으니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쇼핑을 마친 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밖으로 나갔다. 이때 고서준이 슬그머니 계산대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계산대에 몸을 기대더니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방금 저 여자가 사간 넥타이 하나 더 있죠?” “있습니다.” “똑같은 거로 하나 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계산대를 툭툭 치던 고서준의 잘생긴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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