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야, 너 아빠 됐다며?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
[너무 의외인데? 솔직히 말해봐. 하루에 몇 번씩 했어.]
[쯧쯧... 평소에는 그렇게 관심 없는척하더니 저녁마다 난리가 났었네.]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정지헌은 연이어 울리는 핸드폰 알람에 짜증이 밀려왔다.
마지못해 핸드폰을 확인한 그는 순식간에 표정이 얼어붙었다.
[누가 얘기해줬어?]
[네 와이프.]
[지금 같이 있는 거야?]
[어떻게 이런 경사를 숨길 수가 있지? 우리 진짜 친구 맞냐?]
[지금 어디야?]
[우리 중에서 네가 제일 먼저 아빠가 될 줄은 몰랐다.]
[주소 보내.]
[아이는 어떻게 생겼을까? 태어나면 며칠만 빌려 가도 돼? 내가 진짜 잘 놀아줄게.]
핸드폰을 꽉 잡고 있는 정지헌의 얼굴에는 서늘함이 드러났다.
양지민은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
“대표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차 준비해.”
정지헌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곧바로 고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답장하려고 타이핑하던 그는 걸려 온 전화를 보고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빠가 된 기분은 어때?”
“너 지금 어디야? 주소 보내.”
“아이는 지금 몇 개월이야? 임신은 언제 했어? 출산 예정일은?”
“주소 보내라고.”
핸드폰 너머로도 정지헌의 분노가 느껴졌다.
고서준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닥 기뻐하는 눈치는 아니네? 아빠가 되는 게 싫나?’
고서준은 곧바로 정지헌에게 주소를 보냈다. 그 와중에 고개를 들어보니 한창 작업을 치던 김수진이 시야에서 멀어졌고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달려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행동에 깜짝 놀란 김수진은 재빨리 손을 뒤로 빼냈다.
고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소정 씨도 아직 식사를 안 한 것 같은데 같이 먹는 게 어때요?”
김수진은 발그레 달아오른 볼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그의 손길을 너무 뜨거웠다.
김소정과 조하영은 남성복 브랜드 매장을 찾았다.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고서준이 껌딱지처럼 따라 들어왔다.
“남자 옷 사려고요? 누구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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