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김소정이 자기도 모르게 정지헌을 힐끔 쳐다보더니 입술을 앙다문 채 웃었다.
“바... 바빠서 시간이 없을 거예요.”
“에이, 그럴 리가 있나. 나이를 보니까 남편도 그렇게 나이가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가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그러게요. 혹시 너무 못생겨서 데리고 나오기 그런가?”
맞은편에 앉은 정지헌의 표정이 다시 굳어졌다. 김소정은 머리가 지끈거려 더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허이준은 김소정이 어디 아픈 줄 알고 친절하게 따듯한 물을 한 잔 따라줬다. 이에 인부들이 난감함과 동정이 섞인 눈빛으로 허이준을 바라봤지만 허이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부드럽게 웃었다.
“소정이가 결혼해도 계속 묵묵히 지켜줄 생각입니다.”
김소정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선배,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아니나 다를까 허이준을 바라보는 정지헌의 눈빛이 칼날처럼 매서웠다.
“허이준 씨 설마 김소정을 꼬드겨서 외도하게 하려는 거 아니죠?”
정지헌이 비아냥댔다.
“대표님,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저는 그저 묵묵히 지켜준다고만 했습니다.”
“허.”
정지헌이 경멸에 찬 웃음을 지었다.
“김소정이 다 듣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하면 묵묵히 지켜주는 게 아니죠.”
정지헌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기에 분위기가 다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눈치가 빠른 편이 아닌 인부들도 대화에서 묘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음을 느꼈다.
정지헌과 허이준이 서로 날을 세우고 있는데 꼬칫집 사장이 갓 구워낸 꼬치를 올려오며 말했다.
“대하는 아직 굽는 중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하, 하하하... 자, 술이나 마셔요. 대표님, 한 잔 드리겠습니다.”
“가지가 예술이네. 대표님 한번 드셔보세요.”
“대표님, 조기도 맛이 좋은데요?”
인부들이 나락으로 간 분위기를 되돌려보려고 정지헌을 싸고돌았지만 정지헌의 아우라가 너무 차가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자꾸만 죽었다.
난감했던 김소정이 핸드폰으로 정지헌에게 문자를 보냈다.
[대표님, 이만 돌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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