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장
정지헌의 힘이 어찌나 센지 기둥에 세게 부딪힌 김소정은 오장육부가 다 뒤틀리는 것 같아 얼른 배를 감싸 쥐며 앞에 선 정지헌을 노려봤다.
“정지헌 씨, 나 죽이지 않는다고 약속했잖아요. 지금 그 약속을 깨려는 거예요?”
“감히 나를 농락한 사람은 없었는데. 김소정, 죽고 싶지?”
정지헌이 음침한 목소리로 말하며 김소정의 목을 조른 손에 힘을 주자 김소정은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빛의 속도로 다가오더니 정지헌의 손을 뜯어냈고 덕분에 풀려난 김소정은 얼른 허리를 숙이고 격렬하게 기침했다.
이성을 잃은 정지헌은 지금 다가온 사람이 누군지 보지도 않고 주먹을 날렸다. 겨우 허리를 편 김소정이 고개를 드는데 마침 정지헌이 고서준의 턱에 주먹을 날리는 게 보였다.
고서준이 욕설을 퍼부었고 이내 두 사람은 엉겨 붙어 싸우기 시작했다. 김소정은 원래 싸움을 말리려 했지만 뱃속의 아이가 생각나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러섰다.
두 남자는 그렇게 한참 주먹다짐하다 결국 기둥에 기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은 이미 여기저기 멍이 든 상태였다.
김소정은 속으로 몰래 세고 있었다. 정지헌은 고작 두 방 맞았지만 고서준은 7, 8방을 맞아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불쌍하면서도 웃겼다.
고서준은 엄지로 입가에 흐른 피를 닦아내더니 정지헌을 나무랐다.
“미쳤어? 상대가 누군지 확인도 안 하고 때려?”
정지헌이 그런 고서준을 차갑게 쏘아보더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김소정을 쳐다봤다. 김소정은 아까 자리를 뜨지 않은 걸 후회하며 얼른 고서준 뒤로 숨더니 용기를 내어 정지헌에게 귀띔했다.
“내가 그 뱀들 다 치운 거 잊지 마요.”
정지헌이 차갑게 웃었다.
“내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지?”
김소정이 입술을 앙다물더니 졸병처럼 고서준 뒤에 숨었다. 고서준이 그런 김소정이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끔 노려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서준이 정지헌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화내지 마. 고작 뱀한테 놀란 게 뭐가 대수라고. 그럴 수도 있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지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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