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못참고
"뭘 봐요. 제가 라면도 아니고.”
성영준은 다시 내 맞은편에 앉자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빨리 먹으라고 했다.
라면이 맛없진 않았지만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투정부렸다.
"맛 없어 죽겠어요.”
"뭐가 먹고 싶어?”
성영준은 달래는 말투로 말했다.
나는 욕심을 부리며 다 말했다.
"닭꼬치, 샤브샤브, 스테이크, 두리안, 아이스크림이요!”
“가자.”
성영준은 나의 머리를 헝클어 뜨리고 나서야 만족한 듯 일어섰다.
“몇달 동안 못 본 사이에 식탐이 많아졌네.”
나는 성영준의 뒤를 따라다니며 작은 소리로 투덜댔다.
“자기 때문 인줄도 모르고.”
“뭐라고?”
내가 남긴 라면을 손에 든 성영준은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못 들은 듯 쓰레기를 버리면서 나에게 곁눈질했는데 매우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업계에서 냉철하다고 소문난 사람이 지금 직접 나의 식사 뒷정리를 해준다는걸 누가 믿겠는가.
“헤헤, 좋은 말은 두 번 반복하지 않는거거든요. 에베베벱~"
나는 갑자기 담이 커졌다.
너무 기쁜 나머지 싱글벙글 웃으며 성영준에게 달려가 그의 팔짱을 꼈다.
성영준은 키가 정말 컸다.
키가 165인 내가 신발까지 신으면 거의 170이었다. 170도 이미 키가 큰 편이지만 성영준의 옆에 서 있으면 기껏해야 그의 어깨에 닿을 정도이다.
설레이는 키 차이였다.
오기 전에 샤워를 했는지 몸에서 은은한 비누향이 났고, 코 끝을 파고드는 우드향도 나를 유혹했다.
“삼촌, 머리끈은 어디서 난거예요?”
나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성영준은 주머니에서 몇 개를 더 꺼냈다.
심플한 디자인에 자세히 보니 큐빅에 “sj” 라는 니이셜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내 이름의 약자이다.
더 생각할 필요 없어, 이건 제작주문을 한것이다.
"산거예요? 일부러 날 위해서요? "
나는 마음이 따뜻해져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성영준은 나를 한 번 힐끗 쳐다보았다.
눈빛은 차갑지만 팔은 움직이지 않았기에 나는 내가 그의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 교수님이 부탁해서 가져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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