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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도발

학교 부근의 어느 강가. 밝은 가로등 조명과 주변 점포의 여러 가지 색의 조명이 더해져 멀리서 바라봤을 때 마당에 앉아 있는 우리는 마치 반짝이는 형형색색의 별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 같았다. 서로 다 아는 친구들이었는지라 우리는 꼬치도 먹고 맥주도 마시며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다. 기숙사 소등 시간은 10시였다. 워낙 소등 전에 학교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놀다 보니 다시 시간을 확인했을 땐 어느새 10시 30분이었다. 당시 우리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포커 게임을 했었다. 그때 온소미가 좀 더 놀자며 호텔을 찾아서 하룻밤 묵고 내일 아침에 일찍 학교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학교로 돌아가기 싫었던 우리는 즉시 그 제안에 찬성했다. 바비큐 집 사장님도 센스 있게 생맥주 몇 잔을 공짜로 주시기까지 했다. 그렇게 우리는 맛있는 꼬치구이와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새벽까지 신나게 놀았다. 정확히 맥주를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흐릿해졌을 때 백성민이 내게 다가왔다. 백성민은 손을 뻗어 내 허리를 껴안고 나를 부축하여 호텔로 들어갔다. 헛것이라도 보이는 것인지 분명히 백성민의 얼굴인데 자꾸만 성영준이 겹쳐 보였다. 나는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백성민의 목을 껴안고 어눌하게 말했다. “드디어 나 찾아온 거예요? 나 너무 기뻐요. 나... 우웩!” 그렇게 나는 백성민의 몸에 오바이트하고 말았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사람을 잘못 알아본 것을 깨닫고 비틀거리며 사과했다. “미안, 미안해. 너, 그 옷 버, 벗어서 줘. 내가 세탁해 줄게. 그러면 내일 아침 입을 수 있어!” 나는 취한 와중에도 내가 그의 옷을 더럽혔으니 내가 씻어 주는 게 맞다고 고집을 부렸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백성민은 결국 내 고집을 꺾지 못하고 상의를 벗었다. “꺅!” 그때 온소미가 나지막하게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머, 성민아. 너 복근도 있었어? 너무 섹시한걸?” “지워.” 백성민이 굳은 얼굴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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