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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바라는 대로

한순간에 내 마음속의 달달함은 씁쓸하고 억울하게 변했다.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영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 ‘쳇, 이것 봐. 내가 아직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하지도 않았는데… 분명 우리 학교의 일에 대해 전부 다 알고 있을 거야.’ 나는 그 ‘성영준’이라는 교수가 바로 아저씨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확신했다. 그럼에도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고집을 세웠다. “아니요.” “알았어. 그 성영준이란 교수는 이제 나타나지 않을 거야.” “정말… 정말… 싫어요. 왜 이렇게 얄미운 거예요? 아저씨는 그러고도 어떻게 다른 사람의 선생님이 되겠다고 할 수 있어요? 오고 싶으면 오고, 오고 싶지 않으면 오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냐고요.” 내 말에 성영준은 소리 내어 웃었다. 순간, 내 마음속의 그 꼬인 감정들은 날개 돋친 듯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제서야 나는 공준서가 어느새 나와 멀리 떨어져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성영준과 잘 얘기해보라는 뜻이었다. 내가 입술을 깨물고 오동나무에 등을 기대고 있을 때, 성영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 “그래서, 나였으면 좋겠어 아니었으면 좋겠어?” “아저씨였으면 좋겠어요.” 나는 수줍어하며 발로 바닥을 쿡쿡 찔렀다. “정말 그러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순간, 심장 박동이 쿵쾅쿵쾅 빨라졌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성영준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다시금 들려왔다.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 말에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금 뭐하고 계세요?” “숙소로 돌아가서 휴대폰을 확인해봐.” 말을 마치고, 성영준은 이만 전화를 끊었다. 나는 급하게 휴대폰을 공준서에게 돌려주었다. 침실로 돌아왔을 때, 룸메이트들은 지도 강사가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냐며 물어보았다. “곧 군사 훈련이 시작된다고 해. 다 같이 죽자.” 순간, 세 명의 룸메이트들은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했다. 그들이 군사 훈련을 받기 싫다고, 햇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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