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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잘됐다

나는 사립 탐정에게 또 다른 의뢰를 했다. 하, 아빠가 임유민의 어머니를 싫어하는 이유가 있었다. 임유민의 어머니는 당시 아빠의 집안이 가난하다고 무시하며 아버지뻘 되는 늙은 영감이랑 바람을 피웠었다. 그 영감은 돈이 아주 많았지만 슬하에 자식이 없었기에 임유민의 어머니가 임신을 한 뒤엔 초고속으로 결혼을 했다. 결혼 5년째 되던 해, 영감은 자신이 무정자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제야 임유민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두 모녀를 집안에서 내쫓아버렸다. 부유한 생활에 익숙한 임유민 모녀는 빠르게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말았다. 막다른 길에 몰린 임유민의 어머니는 티비에서 아빠를 알아봤고 아빠가 지금 사업이 번창하고 금실이 좋은 것을 알고는 임유민을 데리고 찾아와 귀찮게 굴기 시작했다. 당시 외할머니는 곧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었고 엄마는 아직 서경시를 장악할 힘을 기르던 중요한 시기였기에 아빠는 조용히 일을 묻으려고 몰래 임유민 어머니에게 많은 돈을 주었었다. 그런데 임유민의 어머니는 한 번 이득을 보고 나니 떠나기는커녕 되레 아빠와 결혼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빠의 마음속에는 엄마뿐이었지만 일은 계속 커지기만 한 탓에 더는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목숨을 담보로 부탁했고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해 주었다. 어쩐지 그때 한동안 아빠는 툭하면 술로 속을 달랜다 했다. 아주 잘됐다. ‘임유민이 날 질투한다고? 그럼 어디 한 번 제대로 해보라지!’ 내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임유민에게 나는 가장 큰 뒷배를 잃게 만들 생각이었다. “아빠~” 나는 곧바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고는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말에 바쁘세요? 아빠의 사랑스러운 딸은 아빠가 해주는 요리가 먹고 싶어요. 엄마도 그때 집에 있어요!” 흥, 엄마아빠가 재혼할 수 있게 도와 임유민 모녀를 잔뜩 약 올릴 생각이었다. 생각만 해도 통쾌했다. 통화를 마친 나는 카톡 속의 성영준의 회색 프로필 사진을 쳐다보며 코를 훌쩍했다. 성영준 비서의 연락이 오기도 전에 성지태 어머니의 전화가 먼저 걸려 왔다. 그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성지태가 자존심이 강해서 나를 보고 싶어 하는데 말을 못 한다는 핑계를 대며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지난 생에서 내 눈에 성지태 하나뿐이었던 이유에는 성지태의 어머니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매번 성지태가 나에게 악담을 퍼부은 뒤에는 성지태의 어머니가 성지태 대신 해명을 하며 성지태가 나를 사랑하는 증거를 꺼내기도 했다. 사실 그 증거들은 전부 그녀가 위조한 것들이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바로 나의 집안이 그녀의 눈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전부 정부 기관에서 명예퇴직을 하신 분이고, 어머니는 또 서경시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내가 성지태와 결혼을 하면 성씨 가문 어르신은 성지태를 한 번 더 쳐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생의 나는 그 비밀을 모른 채 바보같이 성지태와 결혼을 했고 성지태는 우리 집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성한 그룹을 손에 넣은 뒤 성영준을 쫓아냈었다. 성영준은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떠나는 방식으로 우리를 축복했었다. 그리고 몇 년 뒤, 그가 귀국했을 때 나는 이미 정신 병동에 있었다…. 그 빛 한 점 없이 깜깜한 나날들을 떠올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주머니, 죄송해요. 오늘 밤에는 다른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 그녀는 조금 어리둥절해했다. “유안아, 지태보다 중요한 일이 뭐가 있어? 설마 모레 지태 생일인 거 잊은 건 아니지? 매해마다 우리 지태에게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같이 준비했었잖아. 진짜로 안 올 거야?” “네, 아주머니. 저는 못 갈 것 같아요. 제가 아직 바빠서, 끊을게요.” “자, 잠깐만, 유안아!” 성지태의 어머니가 전화 너머에서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전에 지태가 파혼하겠다고 했었던 건 나한테 얘기했었는데 질투해서 그랬대. 네가 아주 잘생긴 선배랑 가까이하는 것 같아서 순간 욱해서 그랬대. 너희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서 알겠지만 지태는 원래 자존심이 세잖아. 사실은 널 되게 좋아해. 이것 봐, 아침부터 기사 보내서 네가 좋아하는 랍스타를 사 왔잖아.” “아주머니, 엄마가 저 기다리고 있어서요.” 아니나 다를까 엄마 이야기를 하니 성지태의 어머니는 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어서 엄마 곁으로 가라고 다음에 만나자고 말을 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엄마 화나게 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었다. 성지태 어머니의 의도가 이렇게 명확한 것을 지난 생의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 성영준의 비서인 허 비서는 내 전화를 받고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내가 성영준에게 아주 중요한 볼일이 있다고 하자 허 비서는 잠시 망설이더니 나에게 위치 하나를 보내줬다. 히히, 필적 감정서를 챙긴 나는 섹시하고 매혹적인 붉은색 나시 원피를 입고는 여성스러움 가득한 모습으로 그 위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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