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견디기 힘들어
우리가 복도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성영준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지금쯤 아마 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민소매 티셔츠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은 너무 남자다웠다.
남성 호르몬이 강하져 느껴지는 바람에, 그와 가까이에 있던 안희란의 작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성 대표…”
안희란은 눈물을 훌쩍이며 성영준에게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했다. 성영준이 나를 자기한테 넘겨주기만 한다면 자기 삼촌을 설득해서 가격을 0.2퍼센트 깎아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강해시에 있는 그 의료 회사의 사장이 안희란의 친삼촌이라는 것을.
‘어쩐지 젊은 나이에 한 회사의 대표 자리를 차지했더라니.’
“0.5퍼센트. 더 이상은 안 돼.”
성영준이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안희란은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성영준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그 모습에 안희란은 잠시 멈칫했다.
“너… 설마 1퍼센트까지 원하는 건 아니겠지?”
성영준은 고개를 돌려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솔직히 말해서, 만약 이익과 상관없는 일이라면 나는 성영준이 내 편을 들어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이익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난 성영준이 여전히 내 편을 들어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의료 기기 한 대의 값은 적게는 몇십억 원에 달하는데, 성한 그룹이 투자한 병원은 전국에 지점이 널려있었다. 한 개 지점에 20대의 의료기기가 있다고 계산한다면 20개 지점의 1퍼센트는 바로 몇십억 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영준은 현재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몇십억 원과 비길 수 있겠는가?
‘망했어. 성영준은 장사꾼 중의 장사꾼이야. 장사꾼은 이익만 따지니 아마 나를 안희란에게 넘겨서 큰 혜택을 받으려 할 게 분명해.’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곳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허 비서.”
성영준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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