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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정말 미안

5성급 호텔에는 커다란 욕조도 있어 반신욕도 할 수 있었고 주경시 야경도 볼 수 있었으며 크고 나른하고 탄력 좋은 매트리스까지 있어 아주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나와 진설아는 푹 잠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 동료는 나에게 오피스텔 청소가 끝났다고 말했다. 성지태가 간밤에 급하게 부른 청소부가 한 것이었다. 그 일로 임유민은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대표님 조카가 이렇게 못났을 줄이야. 어떻게 그런 여자를 만나지.” 그 동료는 주변을 둘러보다 아무도 없자 소리를 낮춰 말했다. “그 여자, 임신을 했는데도 가만히 있지 못하더라. 엘리베이터에서 백성민이랑 마주치니까 먼저 말을 걸랬는데 그대로 무시당했잖아.” 정말 임유민다운 생각이었다. 성지태가 청소부의 청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백성민을 찾아가서는 백성민의 방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었다. 정말 부끄러움도 몰랐다. 어장관리녀의 사고회로는 정말이지 너무 신기했다. 오전 내내 바삐 돌아치고 나서야 성영준이 출장을 떠났다는 것을 알아챘다. 어쩐지 별말이 없다 싶었다. 나름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비서인 내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그저 업무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비어 업무는 사실 눈을 감고도 처리할 수 있었다. 한창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성지태에게서 전화가 왔다. 망할, 그것도 나에게 돈을 빌리는 전화였다. “소지안, 내가 이쪽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우린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잖아. 아니면 나중에 삼촌이 주경시에 오면 지난번 20억까지 해서 같이 돌려주라고 할게.” 성지태의 말투를 보니 성영준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게 무슨 당연한 일인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러지. 성영준이 쟤한테 잘못한 게 뭐가 있다. “백만 원, 그것밖에 없어.” 나는 속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위안했다. 이백만 원은 어젯밤 성영준이 대신 결제를 해준 그 빚을 갚은 셈 쳐야겠다 생각했다. 성지태는 우물쭈물했다. “나 지금 밖이라서 호텔로 보내줘.” 그러더니 이내 위치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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