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저예요, 삼촌
성지태는 양다리를 걸친 것도 모자라 애인까지 따로 있는데도 성태한의 부부는 나와 성지태의 약혼을 준비하려고 하다니.
하, 이 소지안이 바람을 피웠던 남자를 만날 거라는 자신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했다.
포시즌스 호텔.
허 비서가 운전하는 검은색 볼보가 멈추자 나는 한 마디도 없이 차에서 내렸다.
그런 뒤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6층에 도착한 나는 성영준이 전에 묵던 618호 룸 앞을 지나다가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619로 들어간 뒤 방문을 닫았다.
허 비서가 나를 불렀다.
“후배님, 괜찮아요?”
나는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문제없죠. 이 정도 충격은 별거 아니에요. 참, 선배님. 내일 아침 일찍 항공편으로 서경시로 돌아가는 걸로 해요.”
방금 전 차에서는 너무 조급했고 당황했었다.
이제 진정이 되고 나니 허 비서가 성영준과 함께 h국으로 가지 않은 것은 성영준이 나 혼자 서경시로 돌아가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일부러 허 비서가 나를 챙겨줄 수 있게 두고 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으면 차에서 나에게 강해시에서 며칠 더 지낼 거냐고 묻었을 리가 없었다.
“그래요. 바로 옆방에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저 불러요.”
몇 걸음 옮기던 허 비서는 무언가 떠오른 듯 이내 등을 돌리더니 나를 보고 말했다.
“아참, 대표님이 h국으로 간 건 후배님 피하려고 간 게 아니에요. 그건 전부터 정해져 있던 일정이니까 괜한 생각은 하지 마요.”
“걱정마요. 제가 보기엔 19살밖에 안 돼 보여도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강해요!”
나는 손을 내저으며 허 비서를 향해 굿나잇 인사를 건넸다.
방으로 돌아간 뒤, 나는 곧바로 엄마에게 전화해 약혼에 대해 물었다.
엄마는 차에 있는 듯 통화하는 데 잡음이 가득했고 목소리에는 피곤이 가득했다.
“방금 일이 끝나서 마침 너한테 전화하려고 했어. 수능 전날에 성지태가 파혼하러 왔을 때 너 네가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었지.”
“그래, 이제는 성인이니까 어떤 일은 네가 스스로 마주하고 결정을 해야겠지만 네가 선택한 결과가 바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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