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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병원에 도착해 채혈을 마친 강수지는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몰래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녀는 의사로부터 태아 안정에 좋은 약을 잔뜩 처방해서 가방에 넣었다. 그녀는 자신과 아이를 위해서 살려고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나온 직후, 강수지는 엘리베이터에서 유미나와 마주쳤다. "채혈 끝났어?" 그녀가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그렇게 씩씩하게 서 있는 모습 보니...... 내일도 계속해야겠네." "꿈도 꾸지 마." 그녀는 엄마를 만난 후 어떻게 반격할지 고민했다. 원장과 유미나가 계속 피를 뽑게 놔둘 순 없었다. 안 그러면 아이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유미나가 자신 있게 선언했다. "그럼 내일 두고 보시든가." 강수지 또한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 내일 보든가."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옆에 있던 운전기사와 경호원도 따라 나갔다. 무언가 고풍스러운 아우라가 느껴졌다. "어디 가는거야?" 유미나가 물었다. "뒤에 따르는 사람들은 또 뭐야?" "난 이씨 가문 사모님이야. 너 같은 유흥가 여자랑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 "너!!" 강수지는 어느새 사라졌다. 사실 이 두 사람은 이변섭이 그녀를 감시하라고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녀가 채혈하는 과정과 서우진을 만나는지 감시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유미나는 강수지의 모습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허허. 우쭐대긴! 언제까지 그 기세로 어딜 가는지 두고 보겠어!" 그녀는 몰래 뒤따라갔다. 사실 강수지도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점점 더 낯설어지는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교외의 고급 개인병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운전기사가 말을 건넸다. "사모님,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강남에서 상류층만 갈 수 있는 유명한 병원이다. 이변섭이 엄마를 이렇게 우수한 시설에 모시고, 의료비까지 내줬다고? 강수지는 믿기 어려웠다. 그가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 리가? 하지만 현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전담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강수지는 병실 입구에 도착했다. "환자분이 방금 깨어나셔서 신체 각 기능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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