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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장

이변섭의 표정이 굳어졌다.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주제도 모르고?” 그가 그녀를 마시지 못하게 한 것은 그녀를 위해서였다! 이 죽에 약을 넣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수지는? 그녀는 오히려 그의 호의를 무참히 짓밟았다. 애쓴 보람이 하나도 없다! “나한테 잘해준 적이 있어요?” 강수지가 되물었다. “당신은 나를 온갖 굴욕을 당하게 할 뿐이에요!” “너한테 잘해줘도 넌 몰라!” 이변섭은 손을 흔들더니 보온 상자를 꺼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국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큰 소리에 놀란 집사가 황급히 주방으로 달려왔다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이변섭 씨...” “꺼져!” “네, 네.” “장하늘에게 오늘부터 죽을 배달하지 말라고 전해줘! 그녀가 보낸 죽을 먹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 집사가 황급히 대답했다. “네, 네.” 이상하다, 전에 대표님에게 이 국을 거절하자고 했더니 남기라고 했는데 오늘 왜 생각을 확 바꾼 거지? 강수지는 아랫입술을 필사적으로 깨물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했다. 이변섭은 그녀를 학대하고 괴롭히고, 그녀더러 속죄하라고 하면서 유미나를 위해 억지로 그녀의 피를 뽑아 원장을 구하려 한다... 그녀는 정말 그가 미웠다. 너무 미웠다. “이변섭 씨, 언젠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강수지는 고집스레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많이 후회할 거예요.” “후회? 내 인생 사전에는 후회라는 단어가 없어!” 강수지는 심호흡하고 눈을 감았다. “언제쯤 유미나랑 결혼할 거예요? 우리 빨리 이혼해요. 나는 차라리 정신병원에 돌아가서 평생 감금당하고 싶어요.” “돌아가고 싶으면 아무 때나 돌아가도 되는 줄 알아? 넌...” “나에겐 선택권이 없어요.” 강수지가 그의 말을 이어받았다. “또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잖아요.” 이변섭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훑어보더니 손을 들어 턱을 힘껏 움켜쥐었다. “강수지, 그렇게 가시 돋친 말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아서야? 왜, 피를 조금 뽑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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