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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장

공군기지 정문 앞 눈앞에는 높이 5미터, 폭 8미터의 커다란 철문이 있었다. 철문 양옆에는 군복을 입은 경비병이 가슴에 총을 비스듬히 들고 매서운 눈빛으로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왼쪽 경비병 옆에는 출입을 관리하는 초소가 있었는데 그 안에도 병사가 지키고 있었다. 온서우와 함께 온 네 사람은 경계 초소 앞에 서 있었다. 정재욱은 예전에 정서준을 만나러 여러 번 온 적이 있어 병사도 그를 알아보았지만 규칙상 예외를 둘 수는 없었다. 병사는 공손히 말했다. “정서준 씨, 가족은 한 번에 두 분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어떤 두 분이 들어가실지 결정하셔서 출입 신청서에 정보를 기재해 주세요.” 정재욱도 이 규칙을 알고 있었기에 뒤에 서 있는 세 명의 여자를 돌아보며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몇 사람과 상의하려던 찰나 주지영이 펜을 확 낚아채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쓸게!” 그러고는 몸을 숙여 출입 신청서에 자신의 정보를 쓱쓱 적어 내려갔다. 신청서 작성을 마친 주지영은 펜을 정재욱에게 돌려주지 않고 그대로 쥐고서 온서우와 지예슬을 번갈아 보았다. 온서우는 머리를 뒤로 길게 늘어뜨린 채 하얀 머리띠를 두르고 있어 작은 얼굴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붉은 입술과 고운 치아, 도자기처럼 하얀 피부가 청초한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상의는 셔츠 하의는 주름치마였는데 셔츠의 첫 단추를 하나 풀어 우아한 목선을 드러냈고 셔츠 자락을 치마 안에 단정히 넣어 잘록한 허리가 돋보였다. 치마 아래로 드러난 가늘고 하얀 종아리는 매력적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무리 주지영이 눈에 띄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나왔어도 시선은 온서우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주지영은 이를 깨닫고 못마땅한 듯 입술을 살짝 깨물며 눈길을 지예슬에게로 돌렸다. 지예슬을 보자마자 한층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지예슬과 앙숙 같은 사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예슬이 훨씬 덜 거슬려 보였다. 지예슬은 두 갈래로 땋은 검은 머리를 어깨로 늘어뜨리고 전신을 덮는 남색 옷차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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