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온서우의 기운 없는 모습에 정서준이 말했다.
“다른 일자리 알아봐 줄게.”
“고마워요.”
온서우는 큰 기대 없이 대답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며 가다 보니 어느새 극장에 도착했다.
정서준이 차를 한쪽에 세우자 온서우는 그가 다가오기 전에 먼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눈앞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건물 벽에는 은성극장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옆에는 작은 매표소가 있었고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매표소 옆에 놓인 작은 칠판에는 오늘 상영할 영화 제목이 적혀 있었다.
정서준은 표가 있으니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온서우는 그의 뒤를 따라 극장 안으로 걸어갔다.
몇 걸음 걷지 않았을 때 구석에서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저기요!”
“오징어, 땅콩, 사이다 있어요.”
온서우가 고개를 돌리자 회색 옷을 입은 남자가 손짓하며 두 사람을 불렀다. 당시 소규모 상업 활동이 제약이 있었지만 이런 소소한 간식 판매는 크게 제지받지 않았다.
온서우는 정서준이 이런 간식을 살 리 없다고 생각해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정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다가갔다.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그의 군복과 단호한 표정을 보고 바짝 긴장했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자 친구분께 간식 하나 사드리세요. 오징어, 땅콩, 사이다 다 50원이에요. 뭐로 드릴까요?”
정서준은 망설임 없이 호주머니에서 150원을 꺼내며 말했다.
“다 주세요.”
“네.”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그의 씀씀이에 놀라며 서둘러 오징어와 땅콩을 종이봉투에 담고 사이다 한 병을 열어 건넸다.
정서준은 손에 종이봉투와 사이다를 들고 온서우 쪽으로 돌아와 들어가자고 눈짓을 보냈다.
영화가 시작되기까지 5분이 남아 있었다. 정서준은 앞장서서 자리로 가면서도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온서우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했다. 자리에 앉자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사이다를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마셔.”
그는 손에 든 종이봉투도 그녀 쪽으로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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