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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그제야 정서준의 차가운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그 장면을 본 김소정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눈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불편해서 차라리 눈을 뽑아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고 상회를 나서며 당장 부대로 돌아가겠다고 소리쳤다. 정서준은 무표정하게 상회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699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부대로 가는 통근버스가 있을 거예요.” 김소정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 혼자 버스를 타고 가라고요?” 정서준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럼 뭐 어쩌라는 겁니까?” 그러자 김소정은 울분이 가득 찬 목소리로 되물었다. “데려다주셔야죠! 차 타고 나오셨잖아요! 저 혼자 익숙하지도 않은 데서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실 거예요?” 하긴 그것도 문제이긴 했다. 이때 손민재가 나서서 말했다. “소정 씨, 그럼 제가 같이 버스를 타고 가드릴게요.” 그러나 김소정은 정서준과 온서우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힐끗 보더니 내키지 않는 듯 물었다. “그럼 서준 씨는요?” 손민재가 대답했다. “대대장님은 아직 볼일이 남아 있어요.” 김소정은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대체 무슨 볼일이 있으신데요?” 이번에는 정서준이 직접 그녀를 보며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당신이 뭐라고 내 일정을 보고해야 하죠?” 김소정은 그 말에 순간 굳어버렸다. 금세 얼굴이 붉어지며 분노가 치밀었다. “서준 씨! 어, 어떻게 저한테 이러실 수 있어요? 집에 가서 아빠한테 다 말씀드릴 거예요. 아빠는 딸이 저 하나뿐이라서 절대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고요!” 안 될 것 같으니 아버지를 들먹이다니. 손민재는 김소정을 보며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참나, 상대가 누군지 모르나... 대대장님의 아버지는 전국 군부대를 총괄하는 분이신데 당신 아버지가 특수 비행대대 참모장이라 한들 비교가 되겠어?’ 아니나 다를까 정서준은 냉소를 흘렸다. “당신 아버지가 참모장이라고 해도 나한테 간섭할 수는 없어요.”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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