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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손민재는 김소정이 당황한 표정을 보고 입꼬리를 씰룩이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정서준 또한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며 깊은 눈빛으로 온서우를 바라보았다. “군부대 도서관에 전문 서적이 많아. 필요하면 빌려 가도 돼.” 온서우는 그저 형식적으로 말했을 뿐 실제로 책을 빌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정서준이 그렇게 말하자 그의 호의를 무시할 수 없어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서준 씨.” 정서준은 평소처럼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별거 아니야.”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손민재는 속으로 감탄했다. 그가 보기에는 두 사람이 확실히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고 느껴져 한마디를 거들었다. “서우 씨, 우리 대대장님은 평소에 훈련 아니면 책만 읽으시는 분이라 공부가 필요하시면 대대장님께 여쭤보시면 문제없을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옆에 있던 김소정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오전 내내 정서준은 그녀에게 제대로 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먼저 말을 건넨 적도 거의 없었다. 손민재도 그녀에게 이 정도로 친절하게 대하지 않았다. 온서우는 김소정의 표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은혜를 갚으러 온 것이었다. 음식이 다 나왔을 때 온서우는 자신이 가져온 해산물을 떠올리며 서둘러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집에서 고마움의 표시로 만든 두 가지 음식이에요. 이건 레몬을 곁들인 새콤하고 매콤한 간장새우예요. 저건 바지락이랑 꽃게찜이에요. 한번 드셔보세요.” “좀 매콤한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그녀는 손가락을 도시락 가장자리에 두고 조심스럽게 상 가운데로 밀어놓았다. 정서준은 도시락에 살짝 얹힌 그녀의 손끝을 보았다. 흰 피부 위로 몇 군데 상처가 뚜렷하게 남아 있었고 상처가 난 부분이 약간 부어올라 있어 보기에도 아플 것 같았다. 손민재도 그걸 보고는 물었다. “서우 씨, 손은 어쩌다 다치신 거예요?” 온서우는 두 사람이 자신의 손에 난 상처를 알아차릴 줄 몰랐기에 당황하여 재빨리 손을 거두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새우랑 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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