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2화
아이들이 올 줄 몰랐던 원유희는 다리로 달려드는 세 아이를 보고 약간 멍해졌다. 예전처럼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놀란 마음이 더 컸다. 그녀는 자신의 손에 있는 칼자국 흉터가 떠올라 차마 손도 내밀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 내가 데리러 왔어요, 퇴근해요!”
“케이크 가져왔어요!”
“엄마, 신나죠?!”
그 물음에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신나…….”
세 아이는 엄마보다도 더 기뻐하며 다리에 엎드려 작은 엉덩이를 내밀고 깡충깡충 뛰었다.
그때, 김신걸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퇴근해도 돼?”
원유희는 일어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아이들의 손에는 작은 케이크가 있었다. 바로 세 아이들의 마음이었다. 아이들은 올 때마다 그녀에게 이렇게 디저트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이번에 먹는 케이크는 뭔가 씁쓸함이 느껴졌고, 삼킬 때마다 눈에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참고 또 참았다.
갑자기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순진한 아이들이, 자신의 우울한 기분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을 까 두려웠다.
자신 같은 엄마와 함께 지내면 언제까지나 즐거울 수 없을텐데…….
그리고 나중에 김신걸이 윤설과 결혼하면 그녀는 첩 같은 존재가 될 텐데, 다른 사람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손가락질이라도 하면…….
“엄마? 엄마!”
아이의 외침에 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무슨 생각 하세요?”
유담이가 물었다.
“그냥…… 이 디저트가 너무 맛있어서 어디에서 샀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원유희가 적당한 이유를 찾아 둘러댔다.
“엄마는 알 필요 없어요! 우리가 맨날 사줄 테니까!”
조한이가 패기 있게 말했다.
“맞아!”
유담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유희는 그들의 작은 얼굴을 가볍게 만졌다. 말랑말랑하고 통통한 게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낳을 때는 이렇게 부담이 될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옆에 있던 김신걸은 말이 없었지만 원유희가 멍하게 있을 때 그녀의 몸에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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