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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그랬을 리 없어, 아빠 회사인데……. 그때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고, 원유희는 김신걸이 들어온 줄 알았다.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인 것은 하이힐을 신고 거들먹거리며 들어오는 윤설이었다. 어쨌든 흉터가 그렇게 빨리 나을 수는 없기에, 아직도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신걸이한테 죽은 줄 알았는데, 아직 회사에 있었어? 목숨도 참 질겨! 쉽게 죽어야 편한데 말이야.” 윤설은 들어오자마자 독설을 내뱉더니 책상 앞 의자에 걸터앉아 선글라스를 벗고 원유희와 마주했다. “그런데 정말 상태가 안 좋아 보이네. 요즘 좀 살기 힘들지?” 원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들고 보안팀에 연락했다. “제 사무실로 좀 오세요.” 그 모습을 본 윤설이 물었다.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 도와주러 오라고 하는거야?” “너 겁도 참 없구나, 감히 내 앞에 나타나다니.” 원유희가 답했다. “내가 못 올 이유가 있어? 신걸이가 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 너 따위가 뭐가 무섭겠냐고! 신걸이한테 네 손을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원유희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김신걸 때문에 윤설은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고 있다. 엄마와 아빠도 없는 마당에 혼자 이 상황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김신걸에게도 압박을 당해 죽을 지경이다. 윤설은 책상 위의 서류를 집어 들고 보더니 바닥에 던지며 도발적으로 원유희를 쳐다보았다. 마치 원유희가 어떻게 반응할 지 시험하는 것처럼. “화나지? 그래도 뭐 어쩌겠어? 화도 못 내겠지? 불쌍해라.” “김신걸이 왜 너랑 안 자는지 알아?” 원유희가 묻자, 윤설의 눈빛이 마치 뭔가에 찔린 것처럼 변했다가 다시 거들떠보지도 않는 듯 바뀌었다. “뭐라고? 김신걸이 왜 나랑 안 자? 농담하지 마. 내가 외모든 매력이든 모든 면에서 너보다 뛰어난데! 김신걸이 매번 침대에서 얼마나 들러붙는 지 알아?” “민이령의 아파트에서 네가 김신걸한테 하는 말을 문밖에서 들었어.” 원유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윤설을 바라보았다. “너……!” 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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