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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하지만 계속 전화기를 꺼놓을 수 없어 저녁에 다시 켰다. 원유희의 그 번호로 다시 전화할 수 없다면 새 휴대폰은? 여채아는 이것도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원유희가 전화를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러니 집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점심이 지나자 도우미가 방에 들어가 상황을 살펴보았다. 침실에 들어가 침대 위의 광경을 본 도우미는 놀라 소리를 지를 뻔하다가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마음을 추스르고 난 후에야 겨우 입에서 손을 뗐다. 어수선한 침대 위에는 여자 한 명이 누워 있었다. 비참한 몰골을 한 여자는 이미 생기를 잃어갔다. 밖으로 드러난 팔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빨간 자국이 나 있었는데 뽀얀 피부에 특별히 눈에 띄었다. 도우미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았다. 김 대표님이 어젯밤에 여기를 떠났는데 여자가 여기에서 자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예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 해림에게 보고했고 해림은 송욱에게 전화를 해 빨리 오라고 했다. 방에 들어선 송욱도 침대 위에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굴 위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보니 얼굴색은 그저 잠을 자는 것으로 보였다. 침대 머리 옆에 놓인 탁자 위에는 하얀 알약이 있었다. 이것은 잠자리에 복용하는 약(피임약)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 하지만 침대 위에 있는 여자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기에 미처 먹지 못한 것이다. 송욱은 원유희에게 검사를 한 후 몸에 있는 흔적을 제외하고는 혼수상태에 빠질만한 부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단지 잠을 자고 있는 듯 숨결마저 고르게 들려왔다. 아주 많이 피곤한 뒤에야 나타나는 그런 수면 증세였다. 몸이 거덜 나 당장 휴식이 필요한 그런 수면 증세였다. 송욱은 방에서 나와 말했다. “괜찮아요. 자고 있는 것 뿐이에요.” “잔다고요? 24시간이 지나가는데요?” 해림은 김 대표님이 떠난 시간으로 계산해서 말했다. “알아요. 좀 더 기다려 봐요. 도우미에게 지켜보라고 하고요. 내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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