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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갑판에 도착해서 가드레일 옆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크루즈에 올라탄 후 방향이 달라졌고, 부두에서 점점 멀어졌다. 어디로 가는지 원유희는 알 길이 없었다. 아니면 김신걸의 수색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계속 이렇게 왔다 갔다 할 확률도 낮지 않았다. ‘내가 떠난 일로 화 났을 텐데, 김명화가 보낸 사진을 보게 되면 또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겠지?’ 원유희는 화난 김신걸이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가만히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뭐라도 해야 했고,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김명화가 나타났고, 이젠 김신걸이 자기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면 됐다.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야 할 텐데…….’ 원유희는 저녁을 먹지 않았고, 방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김명화는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너 계속 굶을 생각이야? 걱정하지 마, 밥에 독을 넣지 않았어. 내가 왜 번거롭게 그런 짓을 하겠어?” “배고프면 알아서 먹을게요.” 김명화는 더 이상 아무 말로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 여는 소리가 났고 김명화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원유희는 굳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났다. “여긴 내 방이에요!” “내 크루즈야. 난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어. 그래서 프라이버시 같은 거 지켜줄 거라 생각하지 마.” 김명화는 말하면서 외투를 벗고 한쪽에 던졌다. 원유희는 그의 행동이 이해 가지 않았다. “설마 여기서 자려고요?” “맞는데?” 김명화는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오늘부터 모든 것을 같이 할 거야. 같이 자고, 같이 밥 먹고.” “꿈 깨요!” “유희야, 제발 정신 차려. 너 지금 내 손 안에 들어온 이상, 순순히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안 들으면요?” 김명화는 다가가더니 갑자기 원유희의 손목을 잡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나도 어쩔 수 없지.” “이거 놔요!” 원유희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자기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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