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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부진환은 낙월영을 부축해 일어섰다. 낙월영의 뺨에 선명히 찍힌 손바닥 자국을 본 그는 삽시에 표정을 굳히며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청연을 쏘아봤다. 낙청연은 고개를 바짝 쳐들면서 말했다. “왕야께서는 마음대로 하시지요. 어차피 처음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녀의 평온한 말에서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었고 또 많은 짐작을 했다. 부진환은 그녀가 고의로 그런 걸 보아내고는 주먹을 꽉 쥐면서 화를 억눌렀고 그녀를 호되게 꾸짖었다. “월영이한테 사과하거라.” “싫습니다. 제가 왜요!” 낙청연은 고집스레 고개를 들면서 더없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봤다. “월영이가 절 먼저 모함했고 먼저 이 사달을 일으켰습니다. 사과를 해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월영인데 왜 제가 사과해야 하는 겁니까?” 낙월영에게 사과하는 건 평생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낙월영은 일부러 선의를 베푸는 척하면서 부진환의 품을 파고들었고 애처롭게 울먹이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왕야. 언니는 줄곧 이런 성격이셨습니다. 본인이 잘못하더라도 절대 사과하지 않으시죠.” 낙월영이 눈물을 떨구자 부진환은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그는 비록 최대한 자제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낙청연을 호되게 꾸짖으며 말했다. “다시 한번 얘기하마. 월영이한테 사과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승상부로 널 내쫓을 것이다.” 그 말에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왕야께서 낙청연을 휴처하려는 것일까? 낙청연은 분통이 터져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합니까? 왕야께서는 어화원에서 생긴 추문이 동네방네 소문나길 바라시는 겁니까?” 그 말에 누군가 낙월영의 편을 들며 말했다. “저희 모두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청연 부인은 운예각의 금당운문복을 모방한 모조품을 입었지요. 왕야께서 최근 천면길을 조사하고 계신다는 걸 저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마디 했더니 다짜고짜 뺨부터 때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게다가 월영 낭자는 뭐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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