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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일의 경위를 들은 진 태위는 등골이 오싹함과 동시에 미친 듯이 치솟는 분노를 느꼈다. 자신의 며느리와 손자가 그림에 갇혀 매일 밤 불에 타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는 말에 진 태위는 가슴께를 부여잡았다. “어찌! 어찌 사람이 이렇게 잔혹할 수 있는 것인지!” “누가, 누가 그런 짓을 한 것입니까?” 낙청연은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 “배후가 누군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류훼향과 큰 연관이 있다는 건 확실하지요.” 진 태위는 그 말에 경악했다. 그는 겨우 평정을 되찾고 주먹을 꽉 쥐면서 말했다. “어쩐지 섭정왕부 문 앞에 가서 난리를 치더니…” 현재 진 태위는 등허리가 서늘했다. 류훼향이 이렇게 악랄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진 태위는 분노를 다스리면서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왕비 마마, 왕비 마마는 신통한 능력을 갖췄으니 저희 며느리와 손자를…” 진 태위는 헛된 희망을 안고 물었으나 낙청연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죽은 사람은 살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하고 싶은 말들을 전해 생전에 미련이 남았던 일들을 해결할 수는 있지요.” 진 태위는 실망한 기색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가슴을 두드리며 발을 굴렀다. ”이렇게 큰일을 의심 한 번 하지 않고 계람이 제 손자를 데리고 다른 남정네와 도망쳤다는 그들의 말을 믿었다니. 정말 몹쓸 인간은 저입니다.” “배후의 사람을 전 절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진 태위의 눈빛에 살기가 담기면서 예리하게 번뜩였다. 낙청연은 그에게 더는 묻지 않았다.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진백리가 깨어난 다음 다시 자신을 찾아오라 진 태위에게 일렀고 진 태위는 사람을 시켜 그녀를 섭정왕부까지 바래다주었다. 왕부로 돌아오고 나서 낙청연은 방 안으로 들어가 작은 물건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온계람은 그녀의 곁에 갑자기 나타나더니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은공, 제 부군께서는 별일 없으시겠지요?” 낙청연은 다소 엄숙해진 말투로 말했다. ”진천리를 구할 것을 선택했으니 몸이 성치 않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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