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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여긴 무슨 일로 온 걸까? 산명 대사는 약간 놀랐다. 위에서 자신에게 낚으라고 했던 사람이 미끼를 문 것이다. 방 안은 삽시에 고요해졌고 낙청연은 계속해 울면서 말했다. “저는 매일 집안에서 부군의 학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중 몇 번은 목숨까지 잃을 뻔했지요. 게다가 제 친가에는 절 도와줄 사람이 없고 휴처를 바랄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제발 절 가엽게 여기시고 절 도와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부진환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부군의 학대를 당하고 몇 차례 목숨을 잃을 뻔했다니? 헛소리! 낙청연은 왕부에 있을 때 자신과 여러 차례 부딪쳤었고, 다른 이들에게 손찌검할 때도 기세등등했었는데 지금은 불쌍한 척을 하고 있었다. 산명 대사는 살짝 굳은 표정으로 슬쩍 부진환을 쳐다봤다. 그녀를 학대했다는 부군이 마침 자신의 앞에 앉아있었다. “그렇다면 들어오시지요.” 산명 대사의 대답에 부진환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의 눈동자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럼 전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부진환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고 산명 대사는 손을 뻗어 그를 만류했다. “먼저 오셨는데 어찌 가십니까? 괜찮습니다. 두 분 다 볼일이 많으신 건 아니니 아주 빨리 처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고 낙청연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대사님.” 낙청연이 입을 열려던 순간, 그녀는 부진환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부진환? 저 사람이 왜 여기 있지? 그럼 아까 문밖에서 한 얘기들도 전부 들은 것일까? 부진환의 어두운 안색을 보니 아마도 들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낙청연은 잠깐 당황했을 뿐 그녀는 다시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이곳에 또 손님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때를 잘못 찾아온 것 같네요.” 산명 대사가 말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해결하러 온 분이십니다.” 어려움을 해결한다고?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부진환을 힐끗댔다. 부진환의 안색이 더 어두워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의미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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