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하지만 이어진 말은 더욱더 놀라웠다.
낙태부는 떨리는 목소리로 낙청연에게 말했다.
“이걸 나한테 줄 수 있겠느냐?”
다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원래 낙청연이 낙태부에게 주려던 선물이었고 겨우 그림 한 폭이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낙태부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가지고 싶은 것은 그 초상화를 통해 본 것들이었다.
낙청연은 싱긋 웃으면서 답했다.
“당연합니다. 이것은 원래 태부 할아버지의 생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 태부 할아버지께서 보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이 초상화를 볼 수 있지요.”
그 말에 낙태부는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낙청연을 보는 눈빛마저 자애로워졌다.
“그래. 이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주다니, 참으로 고맙구나. 아주 마음에 든다.”
그 말에 주위는 소란스러워졌다.
낙태부가 겨우 이런 일로 낙청연을 손녀로 인정하다니?
낙해평은 경악한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낙청연을 바라봤고 자리에 앉아있던 낙월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옷소매를 꽉 잡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낙태부가 갑자기 낙청연을 자신의 손녀딸로 인정하다니?
지금껏 낙월영은 낙해평과 함께 태부부를 여러 차례 방문했었지만 낙태부와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낙태부도 종래로 그녀에게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손녀로 인정할 리는 더더욱 없었고.
낙청연이 뭐가 그리 잘났길래?
겨우 그림 한 폭으로 낙태부의 손녀딸로 인정받는 것인가?
낙월영은 증오심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낙월영뿐만 아니라 정원에 있던 사람들 모두 믿지 못했다.
부진환은 그 초상화를 오래도록 쳐다보고 있었다. 대체 그 초상화에 무슨 특별한 점이 있길래 낙태부가 이렇게나 기뻐하고 심지어 낙청연을 손녀로 인정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낙태부는 낙청연의 아버지도 인정한 적이 없었다.
낙해평은 곧바로 앞에 나서면서 말했다.
“둘째 삼촌.”
낙태부는 낙해평을 보자 미소를 거두어들이며 화제를 돌렸다.
“오늘 다들 이 늙은이의 70세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와줘서 고맙네.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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