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자네가 오늘 여기까지 힘들게 찾아와줘서 말하는 건데 일이 이 지경에 이른 한 난 절대 물러설 일 없어. 재호한테 알리게. 그 애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원치 않으니 재판일에 보자고.”
말을 마친 오태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리나는 그제야 알아챘다. 이젠 더는 오태웅이 손재호의 주식을 사려고 돈을 건네는 형세가 아니라는 것을.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소송에 반드시 이겨서 손재호가 한때 자신에게 맞서 싸운 걸 땅을 치며 후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녀는 오태웅 앞에 다가가 최대한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회장님도 손재호 씨가 아리온에 대한 공헌을 인정하실 겁니다. 만약 궁지로 몰아붙였다가 아리온까지 영향을 받고 내리막길을 걷는다면 오늘 이 선택을 후회 안 하실 자신 있나요?”
“후회 안 해.”
그는 짤막한 대답과 함께 단호하게 자리를 떠났다.
강리나는 멍하니 서서 생각했다.
‘무조건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겠네.’
...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서 강리나는 조수석에 앉아 멍하니 넋 놓고 있었고 권이헌이 옆에서 위로했다.
“리나야,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이 소송 다른 동료한테 넘겨. 괜히 네가 나섰다가 패소하면 변호사 인생에 또 한 건의 패소 기록이 남게 되잖아.”
순간 강리나는 그를 뚫어지라 쳐다보며 제 귀를 의심했다.
권이헌은 한때 그녀가 매우 존경했던 선배이다. 성품이나 법률 소양이나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 그가 이런 말을 내뱉다니. 강리나는 실로 의외였다.
“패소가 싫어서 의뢰인의 권익을 내팽개치라고요?”
“그러니까 내 말은 다른 사람한테 넘기고 넌 손 떼라는 거지.”
“이건 스승님이 내게 준 소송 건이에요. 이왕 받았으면 끝까지 책임져야지 않겠어요? 손재호 씨는 내 의뢰인이니까 유죄든 무죄든 막론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의 권익을 보장받게 해야 한다고요.”
말을 마친 강리나는 방금 말투가 너무 딱딱하고 매몰찬 느낌이 들었다. 권이헌도 다 ‘그녀를 위해서’ 걱정해준 것이니 한결 부드러운 어투로 바꿔가며 말을 이었다.
“선배가 날 위해서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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