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서동현도 서서히 온화한 눈길로 돌아왔다.
그는 몸을 살짝 기울이고 차를 따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냥 좀 의아해서. 네가 전에는 리나 씨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이제 곧 자유로워질 판에 뜬금없이 생각이 바뀐 거야?”
그는 성시후의 앞으로 차를 내밀었다.
성시후가 힐긋 보더니 질문을 건넸다.
“차는 됐고, 술 없냐?”
서동현이 눈썹을 치켰다.
“아침 댓바람부터 웬 술?”
“누가 아침에 술 못 먹는다고 정했어?”
“잠깐만 기다려봐!”
서동현은 곧장 술 가지러 갔다.
그는 브랜디 한 병에 술잔 두 개를 들고 소파로 돌아왔다.
성시후는 짙은 눈빛을 한 채 늘씬한 손가락으로 반쯤 남은 담배를 톡톡 털었다. 곧이어 담뱃재를 재떨이에 턴 후 다시 입가에 갖다 댔다.
옆에 있던 서동현이 느긋하게 술을 따랐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이혼 안 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 뭐. 강리나 씨랑 잘 지내봐. 아직 시간이 남아 있잖아. 네 조건에 리나 씨 마음 되돌리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니야?”
순간 성시후의 기분이 더 잡쳤다.
“걔 나한테 마음 접은 거 너까지 알아봤네.”
“...”
서동현은 그에게 술 한 잔 건네며 말을 이었다.
“사랑에 목매지 않고서야 어떻게 너한테 그토록 상처받고도 단념하지 않겠어? 그거야말로 이상한 거지. 리나 씨는 변호사야. 주한이가 말하길 리나 씨는 킹스 로펌에 입사한 이후로 책임진 소송마다 완벽하게 처리하고 승소율도 80% 이상에 달한다던데 머리가 엄청 똑똑해야 이렇게 해낼 수 있는 거잖아. 내가 볼 때 리나 씨는 딱히 이상한 사람 같지는 않아.”
이에 성시후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너랑 설주한 내 뒤에서 몰래 리나 얘기했어?”
“저번에 바에서 네가 리나 씨 데리고 나간 이후에 주한이랑 좀 더 얘기 나누다가 무심코 말하더라고. 리나 씨가 참 괜찮은 여자라고 말이야.”
“걔 괜찮은 여자인 거 꼭 마치 나만 모르나 봐.”
서동현이 그를 향해 잔을 들며 화제를 돌렸다.
“하은지 씨 이혼했다던데 별다른 생각 없어?”
성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와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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