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서류를 쥐고 있던 강리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티가 많이 난 건가 싶어 강리나는 슬쩍 입술을 물었다.
“부탁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 일은 있어요.”
“내가 왜 도와줘야 하지?”
“싫으면 됐어요.”
짧게 대꾸한 강리나는 서류를 내던지고 일어나 침대 옆으로 걸어가 이불을 젖힌 후 누웠다.
그 모습에 성시후는 차갑게 웃었다.
“그게 도와달라는 사람의 태도야?”
“안 도와줄 거라면서요?”
“왜 도와줘야 하냐고 물었지, 안 도와준다고는 안 했어.”
강리나는 힐끔 성시후를 쳐다보았다.
“그게 그 뜻이잖아요.”
“아니야.”
“그럼 무슨 뜻인데요?”
성시후의 시선이 강리나의 얼굴에서 내려와 쇄골에 닿더니 더 밑으로 내려갔다.
“내가 널 도와줘야 되는 이유를 말해 봐.”
“시후 씨한테 도와줄 마음이 없으면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는 거 아닌가요?”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일리가 있는 성시후의 말에 강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도와줄 건데요?”
성시후는 대답 대신 반문했다.
“오늘 얇은 슬립 잠옷을 입은 이유가 날 유혹하려는 게 아니야? 적극적으로 행동해 봐.”
강리나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내 잠옷 스타일이라고 말했잖아요.”
“그래? 그럼 나도 하나 알려줄게. 침대에서 남자에게 봉사를 잘하면 남자는 하늘에 있는 별을 따다 달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도 들어줄 수 있어.”
말을 하며 성시후는 몸을 숙여 강리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뼈마디가 분명한 손으로 강리나의 턱을 잡았다.
“자꾸 재미없게 굴지 말고 적어도 미소라도 지어봐. 응?”
성시후의 눈을 바라보던 강리나는 그가 도와주기를 바라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의 말에 순종하기 위해서인지 입꼬리를 올려 감정 없는 미소를 지었다.
“됐어요?”
“웃는 게 너무 못생겼어.”
“그럼 어떻게...웁...”
갑자기 성시후가 강리나에게 키스했다.
강리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망연한 눈빛으로 눈앞의 냉혹하고 잘생긴 성시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풍기는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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