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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서동현은 성시후의 불만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강씨 집안에 사고가 나기 전 강씨 가문에는 강리나에게 혼담을 주선하는 중매쟁이가 끊기지 않았어. 집안 지위가 자신과 잘 맞는 남자를 골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고 이를 피해 외국에 나가 공부까지 했어.” 성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넌 몰랐어?” “리나의 일을 내가 왜 알아야 해?” 서동현은 웃으며 대답했다. “하긴, 넌 그때 하은지 생각만 했으니 다른 건 신경 안 썼을 거야. 이 일이 오랫동안 은산시 상류사회에서 화젯거리가 됐어도 말이야.” 서동현을 보는 성시후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그는 자신의 친구가 그의 아내의 일에 이렇게 관심을 갖는 줄 몰랐다. 이런 일들이 충분히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우연히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그가 강리나에게 다른 속셈이 있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남자는 양복바지의 주머니에 넣은 손을 살짝 조이며 그를 곁눈질했다. “오랫동안 네 곁에 여자가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마땅한 사람을 만나지 못한 거야?” “의사는 항상 바빠.” “나이가 적지 않으니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서둘러.” “걱정하지 마, 때가 되면 꼭 제일 먼저 고백할 거야.” 착각인지 성시후는 그가 말할 때 강리나를 보고 있다고 느꼈다. 기분이 불쾌해진 성시후는 목소리도 따라서 차가워졌다. “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서 쉬어. 내가 여기서 리나를 지키고 있을 테니 무슨 문제가 있으면 병원 당직 의사에게 연락할게.” 서동현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돌아섰다. 성시후는 병실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양복 주머니에서 담배를 더듬어 꺼냈다. 라이터를 꺼내어 누르고 불꽃이 타올랐을 때 문득 뭔가 떠올라 병상에 누워있는 여자를 힐끗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라이터와 담배를 모두 거두었다. 그는 병상 쪽으로 몇 걸음 걸어가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불렀다. “강리나.” 응답이 없었다. 남자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의 얼굴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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