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육재하의 눈빛이 조금 진지해졌다.
박태성이 온채원에 대한 그녀의 호칭에 불만을 품을 줄이야.
전에 도민지는 아무리 친근하게 불러도 전혀 상관하지 않더니...
육재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 혹시... 형... 형수님한테 마음 있어요?”
박태성이 피식 웃었다.
“그게 가능하겠어? 언젠가 내 목숨을 내어주지 않는 한 난 평생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
육재하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잘 알았다.
박태성이 사랑을 믿으려면 그가 기꺼이 목숨을 상대에게 넘길 수 있어야 했지만 그게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온채원의 진실하고 순진한 표정과 박태성에게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꼼수를 가르쳐준 자신을 떠올리자 육재하는 자기 뺨을 때리고 싶었다.
온채원이 유일한 수면제였다고 해도 좀 더 다정하게 접근했어야지 그녀를 이 권모술수 심연으로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말하는 동안 박태성은 셔츠를 벗고 등에 난 상처를 드러냈다.
육재하는 지저분한 상처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상처에 염증이 생겨서 고름까지 차 있어요. 그동안 회복했던 게 전부 헛수고가 됐어요. 형, 염증이 다 낫기 전까지 며칠 동안 열이 계속 날 거예요.”
박태성은 죽는 것도 아닌데, 별거 아니지 않느냐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육재하는 먼저 박태성의 상처를 소독하고 깨끗이 씻은 뒤 온채원보다 훨씬 더 보기 좋게 붕대를 감고 나서야 밖을 향해 소리쳤다.
“형수님 이제 들어와도 돼요.”
하지만 문 쪽에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고 들어오는 사람도 없었다.
의아한 마음에 육재하가 다가가 문을 열어보니 온채원이 없자 박태성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 형수님 간 것 같은데요.”
박태성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육재하 역시 온채원이 그냥 떠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형, 형수님한테 전화 좀 해봐요.”
그러자 박태성이 침울하게 말했다.
“번호가 없어.”
온채원은 지난번 그의 번호를 물었다가 조롱을 당한 이후로 다시는 묻지 않았고 그도 자존심을 구기며 여자의 번호를 묻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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