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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온채원은 깜짝 놀랐다. 계단이 너무 높아서 넘어지면 큰 상처를 입을 것 같았다. 다치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것도, 약을 사는 것도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았다. 짧은 순간 온채원의 머릿속은 돈 걱정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예상했던 고통은 오지 않았고 누군가 온채원을 붙잡았다. 박태성이었다. 온채원은 멍하니 박태성을 바라보았다. 어릴 적 산에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 나무에 올라가기를 좋아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떨어질까 봐 늘 걱정했고 그때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이들을 잡기 위해 지켜주려는 자세로 나무 밑에 손을 들고 있었다. 오직 그녀만 수없이 많이 떨어지고 넘어져도 받아줄 부모가 없었다. 그래서 넘어지면 혼자서 일어나곤 했고 누군가 받아줄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 이 순간 온채원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대추나무에서 넘어졌을 때 누군가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약간 넋이 나간 듯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태성 씨....” 이 순간 온채원은 박태성에게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해 묻고 싶었다. “태성아, 조심해, 괜찮아?” 도민지가 잔걸음으로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박태성을 바라보자 막 말을 꺼내려던 온채원이 주춤했다. 박태성은 온채원을 내려놓았다. 푹신한 베개를 내려놓듯 그의 손끝이 살짝 말리며 다소 내려놓기가 싫었다. 정신을 차린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 “가자, 파티 곧 시작해.” 도민지와 박태성이 나란히 서자 온채원은 이때야 도민지가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러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태성은 세 사람이 함께 파티에 가기를 원하는 것 같았고 온채원은 둘 사이에 낀 것 같았다. 도민지 역시 온채원에게 배려심 많은 언니처럼 말했다. “채원 씨, 조심해요.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 엄청 비싼 건데 실수로 망가지면 안 되잖아요.” 박태성의 시선이 온채원의 드레스로 향했고 도민지는 속상함과 부러움이 담긴 기색으로 말했다. “태성아, 난 채원 씨 드레스 고르는 거 도와주고 싶었는데 네가 2층 드레스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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