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참 오지랖이네.”
박태성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육재하는 황당했다.
‘불면증 치료해줄 때는 오지랖이라고 안 하더니!’
그래도 상황을 설명해줘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온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수님, 미안해요. 오늘 급한 수술이 있어서 바빴어요. 회사 쪽도 워낙 바빠서 도시락을 가지러 못 나온 것뿐이지 절대 형수님을 무시한 건 아닐 거예요.”
“네. 봤어요.”
“뭘 봤다는 거죠?”
“도민지 씨가 태성 씨한테 저녁을 가져다주는 걸요.”
“...”
육재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도민지도 저녁을 가져다줬다면 그가 박태성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박태성은 도민지를 말한 거로 착각한 게 분명했다.
온채원이 부탁한 간단한 일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육재하는 죄책감을 느꼈다.
그는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
“형수님, 설마 지금도 한스 그룹 앞에 계신 건 아니죠?”
온채원은 주변의 어두운 환경을 둘러보며 잠겨버린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버스가 없어서 조금 더 기다리다가 갈 생각이에요.”
‘헐, 아직도 안 갔다고?!’
곧 육재하는 박태성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잠깐, 형 지금 도민지랑 같이 있는 거 아니야? 전화를 했다간 이거 일이 더 꼬일 수도 있겠는데...’
육재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가운을 벗고 서둘러 차를 몰고 나섰다.
그렇게 한스 그룹에 도착했을 때, 육재하는 단번에 도시락통을 안고 모퉁이 계단에 앉아있는 온채원을 발견했다.
이미 시간이 너무 늦어 일부 가로등이 꺼져 있었기에 그림자 속에 앉아있는 온채원의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
그녀는 밤하늘에 가려진 별처럼 그곳에 앉아있었다.
온채원은 원래 활기차고 밝은 사람이었다.
자유롭고 순수했고 그 자체로 밝았다.
하지만 박태성은 그녀를 가짜 모습으로 옭아맸다.
그녀는 불안하면서도 박태성을 비추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박태성은 온채원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못할 것 같았다.
육재하는 그 순간 박태성을 향해 속으로 욕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문득 떠오른 사실은 박태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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