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설기환이 전화를 한 통 걸어 두 명의 조감독과 안명희, 그리고 그녀의 매니저를 불렀다. 육현아와 송연아는 호텔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필요하면 들어가서 안명희와 직접 맞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촬영장 내 왕따 논란은 엄청 큰일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만한 사소한 일도 아니었다. 설기환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쪽이었지만 결국엔 윗선 사이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느냐도 지켜봐야 했다.
안명희는 들어가기 전, 송연아와 육현아를 힐끔 보며 코웃음을 쳤다.
“둘이 무슨 꿈 꾸는 거야? 설마 내가 진짜 교체될 거라고 생각해? 하, 내 촬영 분량이 절반은 넘어갔거든. 만약 나를 바꾸면 제작팀이 입는 손해가 얼마일지 알긴 알아? 게다가 내가 이 팀에 들어올 때 뒤에서 나를 밀어주는 투자사가 있는 건 몰랐어?”
육현아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남 괴롭히면서 그렇게 우쭐대는 거야?”
“당연히 우쭐대야지. 난 두 사람 골탕 먹일 생각이니까!”
안명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덧붙였다.
“조금 있다가 들어가서 감독님이 나한테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고 하면, 나는 바로 하차해 버릴 거야. 그러면 결국 감독님이 나를 붙잡고 애걸하겠지. 물론 다시 촬영해 줄 수도 있어. 그 조건은 육현아 네 장면을 전부 잘라내는 거야.”
“네가 뭔데 감히...”
육현아가 발끈했다.
“멍청한 사람은 이래서 싫다니까. 친구가 영세 그룹에 시집갔다고 해서 무서울 게 없는 줄 알아? 웃기네. 영세 그룹이 대단한 건 인정해. 근데 네 친구가 거기서 사람 취급받고 있는지는 별개야.”
그렇게 말하고 안명희는 송연아를 깔보듯 흘겨본 뒤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육현아가 당황한 표정으로 송연아에게 물었다.
“연아야, 나 진짜 통으로 잘리는 거 아니야? 이 드라마로 얼굴 좀 알리고 싶은데, 빚도 갚아야 하고...”
송연아는 육현아 손을 꼭 잡고 먼저 진정시키려 했다.
“괜찮아.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
그렇게 해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질 무렵 드디어 문이 쾅 소리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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