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그런데 왜 이런 말을 묻는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아 답장했다. [?] 진형우는 답장이 없었다. 일찍 밥을 먹고 미리 놀이터에 갔다. 하룻밤 사이에 놀이공원의 전기회로를 다 수리하고 진형우도 조명을 본격적으로 튜닝하기 시작했다. 나는 검수하는 사람인 셈이다. 한 곳을 튜닝하면 내가 검수하고 맞지 않으면 다시 튜닝한다. 어젯밤 그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에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말이 정말 일을 하기 위한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마치 기계처럼 멈추지 않았고 나도 팽이처럼 물도 마시지 않고 일했다. 사실 마실 수도 없었다. 많이 마시면 화장실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잠깐 사라진 사이에 한 곳의 조명 튜닝이 끝날 수가 있다. 내가 검수하지 않으면 그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일의 진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사흘이 되자 입안이 부르텄다. 하지만 똑같이 물을 마시지 않은 진형우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결국 여자는 남자보다 나약하다. “언니, 물 마셔요. 안 마시면 정말 마른 귀신이 될 것 같아요.” 한방에서 묵는 윤서아가 말했다. 나를 꽤 아낀다. 나는 피식 웃었다. “마르면 마른 것이지. 마른 소녀가 되는 거지 뭐.”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젖혀 물을 마시던 중, 마침 나를 보는 진형우의 시선과 마주쳤다. 하마터면 사레들릴 뻔했다. “언니, 왜 그렇게 급하게 마셔요?” 윤서아가 등을 토닥이며 숨을 돌렸다. 진형우도 옆에 다가오더니 물병을 들고 꿀꺽꿀꺽 마셨다. 빨리 마시는 속도와 함께 목젖도 빨리 들썩였다. 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것은 신체적 반응이다.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나는 진형우의 목젖에 유난히 민감한 것 같다. 설마 내가 목젖에 별다른 감정이 있는 것일까? 이 생각에 또 한 번 사레가 들렸다. 윤서아는 내 등을 연속으로 쳤다. “언니, 왜 자꾸 사레가 들고 그래요. 목구멍에도 설마 물집이 잡히는 거 아니에요?” 나는 입을 달싹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레들린 거야.” “열이 나는 거야?” 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