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여자친구? 며칠 전에도 나와 선을 보고 혼인신고까지 하려 한 사람이 며칠 만에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바로 혼인신고를 하려 하는 모습에 여자가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서 거절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다음 타깃을 알아봤다. 나쁘지 않다. 이제 나도 태연하게 진형우를 대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얼른 배달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한쪽으로 가서 그를 기다렸다. 윤서아는 2분도 채 걸리지 않아 내 옆에 왔다. 남은 치킨 덮밥을 분명 다 먹지 않았다. 남자에게 임자가 있다는 말에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에이.” 윤서아가 오자마자 한탄했다. “역시 좋은 남자는 이미 임자가 있어. 같이 놀 기회조차 없으니 말이야.”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서아야, 네 엄마가 널 여자로 낳아서 다행이야. 남자라면 바람둥이가 되었을 거야.” 말을 하자마자 진형우가 마침 이쪽으로 걸어왔다. 위에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하의는 카고바지에 발목까지 오는 가죽 부츠를 신었다. 꼿꼿하게 걷는 모습은 정말 사람의 호르몬을 자극한다. “너무 멋있어요!” 윤서아가 감탄했다. “언니, 얼마나 꼿꼿해요. 보면 볼수록 맛이 있을 것 같아요. 저 허리에 안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는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두드렸다. “그런 쓰레기 같은 생각은 적당히 해.” “언니, 어떤 여자가 저런 멋진 남자 옆에 있는 것일까요? 궁금해요.” 윤서아는 진형우에게 완전히 푹 빠졌다. “몰라. 직접 물어봐봐.” 말을 마치고는 진형우를 향해 걸어갔다. 조명을 담당한 이 사람은 우리에게 고객이나 다름없다. 만약 잘 못 하면 결국 나만 번거로워진다. 윤서아는 황급히 뒤따라오더니 진형우와 한 발짝 정도 거리가 있을 때 말했다. “누나, 이 남자 가까이서 냄새 맡는 것도 좋지 않아요?” 윤서아는 내 옆에 2년 동안 있었지만 이 정도로 남자를 밝히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정말 끝이 없다. 진형우와 나, 그리고 이 팀장은 현장에 도착했다. 이 팀장이 미리 문제점을 메일로 다 보냈기 때문에 진형우는 곧바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