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강시준이 돌아왔다! 이토록 뜻밖의 상황은 마치 그가 우리 아빠의 번호를 기억하고 있던 상황을 방불케 했다. 석진 삼촌하고 미연 이모도 의외인 듯 반나절 동안 아무 말도 내뱉지 않고 있었다. 해외로 나가 4년 동안 돌아온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레 돌아왔으니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왜요? 내가 반갑지 않은 가 봐요?” 앞으로 걸어오던 강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따뜻한 성격을 지닌 강시준은 진짜로 맏형 그 자체였다. 강씨 저택에서 생활한 10년 동안 그가 떠나기 전까지 이 집안에서 나한테 줬던 따뜻함은 최고로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떨 때는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 앞서가는 사람이었고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를 온 세상에 떠벌리고 다니는 강지훈과 전혀 달랐다. “오빠.” 나는 그를 불렀다. 그 소리에 석진 삼초하고 미연 이모도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미연 이모는 내 손을 놓더니 강시준한테로 가서 두 번 정도 가볍게 때리고 있었다. “이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걸 잊지는 않았네. 돌아올 줄도 알고.” 석진 삼초도 말을 얹었다. “미리 연락하지 그랬어?” 강시준은 나를 힐끔거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서프라이즈 해줄라고 그랬죠.” 미연 이모는 눈가에 눈물을 글썽였고 강시준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엄마.” 그가 엄마라고 부르가 미연 이모는 그를 몇 번 더 때리더니 입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왜 여태껏 돌아오지 않았던 거야? 네 아빠하고 나는 혹시나 우리가 너한테 홀대해서 원망을 품고 안 돌아오는 건 줄 알았어.” “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해외에서 너무 바빴어요.” 강시준은 그 말을 하며 시선은 나한테로 향하고 있었다. 직설적이고 뜨거운 눈빛에 내 심장은 혼란스러워졌다. 나 때문에 돌아온 건가? 강시준이 나타나고 나서 강지훈하고 나에 관한 화제가 멈춰버렸다. 그런데 어차피 해야 될 얘기는 다 한 것 같기도 하고 석진 삼촌도 그 결과를 받아들인 것 같았다. 이제는 미연 이모만 갈등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강시준하고 석진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