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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구원사랑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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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청평시. 4시간의 기차를 타고 드디어 도착했다. 저녁이라 거리의 불이 전부 켜졌다. 비록 동해처럼 번화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주 낭만적인 작은 도시였다. 유세정은 시간을 맞춰서 전화가 왔다. “도착했어? 잘 곳은 찾았고?” 그녀는 내가 이렇게 급하게 떠날 줄 몰랐다. 나한테 어디 가냐고 물어봤을 때, 난 그녀에게 주소 하나랑 기차표를 보여주었다. 유세정은 강지훈이 나한테 질척거릴까 봐, 급하게 가는 거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강지훈은 그런 성격이 아니니까. 내가 약속을 어기고 그의 말을 안 들은 것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추측이 맞았다. 왜 혼인 신고하러 오지 않았냐고 나한테 따지던 그날부터 강지훈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급하게 떠난 이유는 청평시에 한번 와보고 싶었고, 또 다른 하나는 미연 이모랑 석진 삼촌이 찾아올까 봐 두려웠다. 그들이 날 찾아와서 설득할 게 뻔했다. 하지만 난 이미 마음을 먹었다. 계속 날 설득해 봤자, 시간만 낭비하고 나도 힘들어질 것이다. 난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빨리 떠난 것이다. 심지어 내가 자주 쓰는 번호도 비행모드를 열어놓았다. 유세정이 지금 나랑 연락하는 이 번호는 강지훈조차 몰랐다. 이 번호는 내 아버지 건데, 계속 다른 핸드폰에 꽂혀있었다. 10년 동안 울리지 않았던 번호가, 지금 처음 울렸다. “아직. 급할 필요 없어.” 이 낯선 도시를 둘러보며 이상하게 진정되었다. “당연히 급하지. 지금이 몇 시인데. 얼른 찾아. 안전하고 좋은 호텔로 찾아. 자기 전에 옷장이라 침대 밑 한번 검사해 보고, 창문이랑 문 꼭 닫아…….” 유세정은 계속 나한테 당부했다. 마음이 약간 시큰거렸다. 그녀가 날 걱정해 줘서. 그래, 알았어. 네가 시킨 대로 할게.” “밥 먹는 거 잊지 마. 거기 배달 돼지?” 유세정이 이 말을 할 때, 마침 음식 배달하는 사람이 지나갔다. “통화라도 하게 해줘? 배달하는 사람이랑?” 내가 장난을 치며 말했다. 그러자 유세정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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