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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그럼요.” 내가 다시 자리에 앉자 구윤오는 직접 차를 우려내며 내 잔에 가득 채워주었다. 차를 따라 주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준 씨, 미안한데 아까 도준 씨랑 시아가 나눈 대화를 다 들었어요.” “전에 시아가 도준 씨랑 결혼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시아에게 도준 씨가 이렇게 중요한 존재일 줄은 몰랐어요...” 구윤오는 말을 하다가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도준 씨가 시아 마음속에 차지한 비중을 보면 설령 도준 씨가 시아에게 감정이 없더라도 내가 시아를 얻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의 낙담한 표정을 보니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나는 그들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구윤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윤오 씨, 솔직히 말해서 윤오 씨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에요.” “시아가 나에 대한 감정은 그저 집착일 뿐입니다. 나는 윤오 씨가 충분히 시아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믿어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다가가면 될 겁니다.” 내 말을 듣고 구윤오의 눈빛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정말이에요?” 구윤오가 기대 어린 눈빛으로 물었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시아의 성격을 잘 알아요. 이현태의 갑작스러운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해 그런 것뿐입니다. 누군가가 시아를 그 감정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면 돼요.” 하지만 이 말을 하면서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분명 그녀에게 완전히 실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박시아와 구윤오가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가슴이 마치 누군가에게 꽉 쥐인 듯한 느낌이 들며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더 이상 이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감정을 억누르고 나는 예의 바르게 미소를 지었다. “윤오 씨, 저 이제 회사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데려다줄게요.” 구윤오가 일어서며 따라오려 했다. “괜찮아요. 볼일 보세요.” 나는 그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한 뒤 택시를 타고 회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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