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레스토랑 안.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박시아는 곧바로 일어나 손을 흔들며 말했다.
“도준아, 여기야.”
그러나 내 뒤에 따라온 김아진을 보자 그녀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정말 어디를 가든 김아진이랑 같이 다니는구나. 두 사람 마치 접착제로 붙어 있는 것처럼 떨어질 줄 모르네?”
나는 박시아의 말을 무시한 채 김아진과 함께 자리를 잡고 앉았다.
“로엘 그룹의 주식 양도 계약서 가져왔지?”
로엘 그룹이 유강 그룹에 합병된 이후 아버지의 주식은 모두 박시아의 손에 넘어갔었다.
지금 그녀는 회사의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우리 아버지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박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식 양도 계약서를 내게 건넸다.
“여기 아저씨가 갖고 있던 모든 주식이 있어.”
“참, 그 사건 이후... 로엘 그룹의 주주들이 대부분 떠났어. 그 사람들의 주식도 내가 다 사들였어. 그것도 함께 넘길게.”
나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박시아가 급하게 따라오며 말했다.
“이도준, 너 정말 김아진이랑 사귈 거야? 김아진이 너한테 뭘 줄 수 있겠어? 고작 돈 좀 투자하는 것뿐이잖아.”
나는 걸음을 멈추고 불쾌한 표정으로 박시아를 쳐다보며 비웃었다.
“박시아, 내가 누구랑 함께하든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내 인생에 간섭할 자격도 없고.”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야. 앞으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우리 서로 만나지 말자.”
그러자 박시아는 주먹을 꽉 쥐며 처음으로 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나도 아저씨 일로 네가 화가 난 거 알아. 하지만 나도 그땐 이현태에게 속았을 뿐이었어.”
눈에 잠깐 슬픔이 스쳤고 그녀는 내 옷자락을 잡으며 간청했다.
“도준아, 우리 둘이 협력하자. 이현태는 지금 행방불명이고 내가 그 자식 찾아내는 거 도울 수 있어.”
“이현태는 우리 두 가문에 큰 원한이 있어. 넌 복수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는 그녀의 손을 무정하게 밀어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현태의 일은 내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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